[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이관세 경남대 석좌교수는 2일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기 위해 주도적이고 선제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 석좌교수는 또 남북대화가 이뤄진다면 북한의 제안에 수동적으로 대응하기보다는 월등한 국력을 바탕으로 자신감을 갖고 적극 대화를 주도하며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석좌교수는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가 발간하는 보고서 '현안진단'에 "분단 70주년에 새로운 남북관계를 설정해야 한다"며 이같이 제안했다.

이 교수는 박근혜 대통령이 1일 0시를 기해 군 장병에게 보낸 영상 메시지에서 "올해는 광복 70주년이자 분단 70주년이 되는 해로 그동안 지속해왔던 한반도의 냉전을 종식하고 분단의 역사를 마감해야 한다"고 강조했고 북한의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도 1일 신년사에서 북남 사이 대화와 협상, 교류와 접촉을 활발히 하여 끊어진 민족적 유대와 혈맥을 잇고 북남관계에서 대전환, 대변혁을 가져와야 한다"고 밝혔다면서 남북한의 최고지도자 모두 남북관계의 일대 전환을 강조해 주목된다고 밝혔다.

이 석좌교수는 정부가 "가까운 시일 내에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남북 당국간 대화가 개최되길 기대한다"고 밝혀 조만간 남북 당국 간 대화가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하고 남북한 모두에 있어서 의미가 있는 분단 70년을 맞는 올해는 남북관계 전환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진정성 있는 노력이 있어야 한고 강조했다.

이 석좌 교수는 우리 정부가 현재의 한반도 정세를 어떻게 관리하고 북한에 어떻게 접근하느냐에 따라 앞으로의 남북관계는 크게 달라질 것으로 예상했으며 남북한 상호 간의 비방·중상 및 적대행위 중단과 대북전단 문제, 한미연합군사훈련 문제 등이 어떻게 조정·정리되느냐가 남북관계 변화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지난해 초 남북한 모두가 관계개선을 위한 분위기 조성을 강조했지만, 이 같은 문제들로 결국 간헐적으로만 대화가 이뤄지면서 북한이 강온 양면 전략을 추진했다"면서 "북한이 올해 신년사에서도 이러한 조건들을 변화시키지 않았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 석좌교수는 "분단 70년을 맞아 우리가 주도해 기존의 틀을 깨고 고개를 넘어 남북관계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야 한다"면서 "남북한이 대화 재개를 위한 접점을 어떻게 찾는지의 문제와 함께 이 과정에서 5.24조치 및 금강산관광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가는지가 중요한 요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남북대화가 재개된다면 북한은 기존에 밝혀왔던 정치·군사 대결을 해소하는 이른바 '근본문제' 해결에 집중할 것이며 이는 인도적 지원과 교류·협력을 비롯한 단계 접근을 통해 신뢰를 구축하고 이를 점진적으로 확대해 큰 통일로 나간다는 정부의 기조와는 다르다.

이 석좌교수는 "일시적인 교류·협력과 지원을 통해 북한으로부터 무엇인가를 받아내고, 이를 기반으로 북한의 변화를 유도한다는 방식으로는 남북관계의 실질적인 진전을 이루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꼬집고 "남북한 사이의 현안은 그 문제가 뿌리를 내리고 있는 근본문제와 함께 해결·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이에 따라 향후 이뤄질 남북대화는 통일준비위원회가 '남북 상호 관심사를 논의할 수 있다'고 밝힌 것처럼, 기존에 남북한이 제시해온 모든 사안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허심탄회하게 협의하는 자리가 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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