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검찰이 '땅콩 리턴' 사건으로 구속된 조현아 전 부사장(41)을 7일 재판에 넘긴다.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이근수)는 이날 오후 3시 항공보안법상 항공기항로변경 및 항공기안전운항저해폭행, 형법상 강요와 업무방해, 공무집행방해 방해 혐의 등으로 조 전 부사장을 구속 기소하는 내용을 담은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한다.

대한항공 여객기의 회항 사건으로 시민단체의 고발장이 접수된 지 한달여 만이다.

검찰은 이번 사건 발생 이후 증거인멸을 주도하고 박창진 사무장 등에게 거짓 진술을 하도록 한 혐의로 구속된 대한항공 여모 상무(57)와 조사 상황을 대한항공 측에 알려 공무상 비밀을 누설한 국토교통부 김모 조사관(54)도 함께 기소한다.

조 전 부사장은 지난해 12월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JFK 공항에서 인천으로 출발하려던 대한항공 KE086 일등석에서 견과류 서비스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승무원들에게 폭언·폭행을 하고 램프리턴(항공기를 탑승 게이트로 되돌리는 것)을 지시해 사무장을 강제로 내리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조 전 부사장이 증거인멸을 직접 지시한 사실은 확인하지 못했다. 그러나 여 상무 등을 통해 국토부의 조사 내용을 보고 받고 사후조치 상황을 알고 있었던 점에 비춰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가 성립된다고 판단해 해당 혐의를 추가했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과 진술 등을 통해 여 상무가 조 전 부사장에게 전화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여러차례에 걸쳐 조사 내용을 전달한 사실을 확인했다.

항공보안법 42조는 위계나 위력으로 항공기 항로를 변경해 정상 운항을 방해한 경우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또 46조 항공기안전운항 저해 폭행죄가 성립될 경우에는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질 수 있다. 형법상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검찰은 참여연대의 고발 이후 대한항공을 압수수색하고 관련자들을 잇따라 소환 조사해 조 전 부사장 등의 혐의를 입증해왔다. 지난달 30일 구속된 조 전 부사장은 영장실질심사에서 '사건 당시 비행기가 이동 중인 것을 몰랐다'고 주장해 이 부분은 법정에서 공방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대한항공이 조직적으로 국토부 조사에 관여한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유착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를 진행했다. 앞서 국토부는 이번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 공정성이 훼손되고 부실조사가 이뤄진 점이 인정된다는 자체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검찰은 조 전 사장 등을 기소하는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한 이후 국토부 공무원들의 항공기 좌석 승급 특혜 의혹 등에 대해서도 추가 수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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