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담뱃값 인상과 함께 흡연율을 낮추기 위해선 흡연 경고그림 도입 등 비가격 정책도 반드시 함께 추진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이같은 금연정책을 추진하기 위해선 법 개정이 필요한 만큼 '국회'라는 산을 넘어야 하는 만큼 난항을 겪고있다.

복지부가 지난해 발표한 금연종합대책에는 올해부터 담뱃값을 2000원 인상하고 물가연동제를 도입하는 가격 정책과 흡연경고문구 도입, 담배 광고 금지 등의 비가격 정책이 포함됐다. 하지만 지난 연말 담뱃값 인상안은 예산부수법안에 포함되면서 국회에서 처리된 반면, 흡연경고문구 도입과 물가연동제는 예산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며 논의를 뒤로 미뤘다.

담뱃갑에 경고그림을 도입하는 법안은 담뱃세 인상 법안과 함께 통과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여전히 국회에서 논의조차 안 되고 있는 상황이다. 경고그림 도입이 담긴 국민건강증진법은 현재 여러건이 발의돼 해당 상임위인 보건복지위원회에서 논의를 시작하면 이달안으로 처리할 수 있다.
　
담배농가가 있는 지역구 의원들은 물론 복지위원마다 입장이 엇갈린다. 한국금연운동협의회는 1개월 넘도록 국회 앞에서 도입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지나달 5일부터 시작된 이번 1인 시위에선 흡연 경고그림 도입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흡연 경고그림 도입은 세계보건기구(WHO)의 담배규제기본협약(FCTC) 제11조항에 따라 모든 회원국에게 권고됐다. 현재 FCTC 회원국 176개 가운데 70개국(40%)에서 경고그림이 도입됐다. 복지부 관계자는 "담뱃갑 경고그림은 가장 효과적인 금연정책"이라며 "하루 빨리 경고그림이 도입돼야 한다"고 말했다.
　
편의점 등 담배 판매점의 담배 광고 금지도 절실한 금연대책으로 꼽힌다. 슈퍼와 편의점 등에 배치된 담배 광고는 청소년에게 노출될 기회가 많은 만큼 광고를 금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청소년의 흡연율 증가를 우려하고 있는 보건당국은 담배광고 금지가 청소년 흡연율을 낮출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꼽고있다. 우리나라의 청소년 흡연율은 지난 2012년 기준 고등학교 3학년의 경우 24.1%에 달한다.

흡연은 시작 연령이 어릴수록 수명 단축 효과는 크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25세 이후에 흡연을 시작한 경우 4년의 수명이 단축되는 반면 15세에 흡연을 시작한 경우는 8년이 단축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연광고를 금지하기 위해서는 법 개정이 필요하다. 더구나 담배 유통과 관련한 법안은 건강 증진을 총괄하는 복지부가 아닌 기획재정부 소관인 만큼 경고그림보다 개정이 더 힘들다는 지적이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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