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상문이 현대토너먼트 첫날 2번홀에서 퍼팅 라인을 살피고 있다. 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배상문(29ㆍ캘러웨이)의 초반 스퍼트가 눈부시다.

10일(한국시간) 미국 하와이 마우이섬 카팔루아의 플랜테이션코스(파73ㆍ7452야드)에서 열린 현대토너먼트(총상금 570만 달러) 1라운드에서 7언더파를 몰아쳐 순식간에 리더보드 상단을 점령했다. 오전 9시30분 현재 1타 차 선두(7언더파 66타)다. 이 대회가 바로 올해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첫 무대이자 2014/2015시즌 8번째 대회다. 지난해 투어 우승자 등 딱 34명만 출전하는 '왕중왕전'이다.

배상문은 버디 8개와 보기 1개를 묶었다. 2번홀(파3) 버디로 포문을 열었고, 4~8번홀에서는 무려 5연속버디를 솎아냈다. 94.44%의 그린적중율을 보인 '컴퓨터 아이언 샷'이 동력이 됐고, 홀 당 평균 1.59개의 '짠물퍼팅'을 가미했다. 배상문 역시 "공이 원하는 곳에 떨어졌고, 퍼팅도 잘 됐다"고 만족했다. 후반에는 11번홀(파3)에서 첫 보기를 범했지만 14, 15번홀의 연속버디로 1타를 더 줄였다.

'병역 논란'으로 어수선한 시점이라는 게 더욱 관심사다. 병무청의 '국외여행기간 연장 불가' 통보에 따라 비자 만료 30일 이내인 오는 1월31일까지 귀국해야 한다. 병역법은 군 복무를 마치지 않은 25세 이상 남자의 해외여행 시 병무청장의 허가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동안은 대학원을 다닌다는 이유로 연장했고, 지난 연말 영주권을 앞세워 연장을 시도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배상문은 그러나 전날 골프위크와의 인터뷰를 통해 "군대에 안가겠다는 게 아니라 연기해 달라는 것"이라며 "병역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 한국에 돌아가지 않고 투어에 전념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고, "돌아가지 않겠다"는 대목으로 더욱 논란이 증폭됐다. 현재 변호사를 선임해 병무청을 상대로 행정소송이라는 법적 조치에 돌입한 상황이다. 이날 경기 후에는 이를 의식해 "변호사에게 모든 것을 일임했고, 지금은 경기에만 집중하겠다"고 했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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