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우진 기자] 해외 자금이 일본 부동산에 몰려들어 지난해 취득액이 전년도의 약 3배인 1조엔에 육박했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12일(현지시간) 해외 자본이 2020년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엔화 약세로 값싸진 일본 부동산을 매입하고 있다며 지난해 취득액이 9777억엔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미즈호신탁은행 산하 도시미래종합연구소가 집계한 것으로 2005년 통계 작성 이후 최대 규모다. 이전까지 최고였던 2007년 거래 금액에 비해 약 80% 많은 수준이다. 해외 자금에 의한 일본 부동산 구매 금액은 전체 부동산 거래의 약 20%를 차지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해외 구매자 중 중국이 앞장 선 아시아계가 두드러졌다. 중국 푸싱(復星)그룹은 지난해 10월 미국계 펀드와 함께 일본담배산업의 복합시설 ‘시나가와 시사이드 포레스트’의 사무용 건물을 각각 700억엔(약 6400억원)을 들여 사들였다. 싱가포르 정부투자공사(GIC)는 지난해 10월 도쿄 역 앞에 있는 ‘퍼시픽 센추리 플레이스 마루노우치’의 사무실 부분을 약 1700억엔에 매입했다.

일본 부동산 가격과 임대료는 엔화 약세로 상대적으로 저렴해졌다. 닛케이는 일본부동산연구소를 인용해 지난해 10월 도쿄의 사무실 임대료를 100으로 하면 홍콩은 166, 런던은 146이었다고 비교했다.

기업 실적이 개선되고 도쿄올림픽에 대한 기대로 일본 부동산에 매수세가 들어오고 있다. 최근 도쿄 도심의 빌딩 공실률은 5%대 중반으로 떨어져 6년중 최저를 기록했다. 땅값은 전국적으로 하락폭이 축소됐고 지난해에는 3대도시의 상업지 주택지도 오름세로 돌아섰다.

해외 개인도 일본 부동산을 구매하고 있다. 스미토모부동산이 도쿄에서 분양하는 타워형 아파트 ‘드 투르 캐널 앤드 스파’는 중국인의 구매가 눈에 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스미토모 부동산 관계자는 “도쿄만(灣) 지역의 아파트가 특히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 자본의 일본 부동산 매입이 지방으로 확산되고 있다. 교토의 별장을 장만하는 외국인도 늘고 있다. 스키 리조트로 유명한 홋카이도 니세코 지역은 외국 자본에 의해 개발 중이다.



백우진 기자 cobalt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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