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적으론 임대산업 선진화시키는 계기 될 것"
실제 공급까진 최소 2년…"올 봄 전세난 완화효과 無"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정부의 기업형 주택임대산업 육성 방안에 대해 전문가들은 "큰 틀에서 국내 임대산업을 선진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세입자 입장에선 임차료 급등이나 잦은 이사에 대한 걱정 없이 좀 더 안정적으로 오래 살 수 있어 주거안정성이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새로운 정책에 따라 새로운 임대주택이 공급되려면 최소 2~3년이 소요되는 만큼 당장 발등의 불인 전세난 완화하는 효과는 없을 것이란 지적이 많았다.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일단 장기적 방향성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국내 주택임대차 시장의 주요 문제점 중 하나가 임대인 개인 사정에 따라 계약이 좌우되면서 세입자가 불안함을 느낀다는 점"이라며 "이번 대책으로 임대차 시장이 기업 중심이 되면 임차인은 주거 안정성을 보장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김현아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건설경제실장도 "일단 임대주택 공급에 대한 모든 수단을 다 써 임대주택에 대한 틀을 다 바꾼 것 같다"며 "건설 쪽에 초점을 두고 민간임대뿐 아니라 LH 임대관리 민영화까지 국토부에서 제안할 수 있는 모든 내용을 담고 있다"고 평했다.

김찬호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취득세부터 소득세, 법인세까지 총망라해 굉장히 파격적"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은 "다만 임대기간을 8년 묶는 대신 얼마나 싸고 좋은 지역에서 사업을 할 수 있느냐라고 볼 수 있다"며 "그린벨트 이외에 적정 부지가 있을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번 대책이 당장 올 봄 전셋값 급등을 방어하는 효과가 있을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이었다. 오히려 이번 조치로 전세의 월세 전환을 가속화할 것이란 데 대체로 의견이 일치했다.

허 연구위원은 "기업형 임대사업을 육성하는 데는 시간이 걸리는 만큼 단기적으로 전세 가격의 상승이나 전세의 월세 전환 등 현안에 대한 대응은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현아 실장은 "현재 분양시장이 좋아서 건설사가 과연 임대시장에 뛰어들지가 걱정인 데다 임대보증금은 건설사에겐 회계상 큰 부담이 되고, 임대에서 분양 전환할 때 분양전환가격도 첨예하다"며 "세입자 입장에서도 기존 전세에서 보증부 월세로 가기 힘들기 때문에 과연 제대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는 지켜볼 일"이라고 말했다.

또 대규모 기업형 임대 사업자 육성에만 초점을 뒀다는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중소 임대업자나 이미 개발된 사업지에 대한 지원은 고려되지 않아다는 것이다.

서울시 주택건축국 관계자는 "300호 미만의 일반 임대아파트, 영세 매입임대 사업자 등은 어떻게 활성화할 수 있을지 고민이 필요하다"며 "공공과 민간이 함께 투자하는 '사회주택' 모델 등도 효과적일 수 있다"고 제안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재무 건전성에 대한 우려도 있다. 민간이 지은 임대주택이 의무임대기간 뒤 팔리지 않을 때 이를 LH가 사준다는 '매입 확약' 조치도 LH의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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