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김근철 특파원]미국 유력 일간지 뉴욕타임스(NYT)가 15일(현지시간) 한미연합군사훈련 임시 중단을 조건으로 핵실험 임시중지할 수 있다는 북한의 대화 제의를 일축해버린 오바마 정부의 대북 정책을 비판했다.

NYT는 이날 실린 ‘(지금은) 북한의 의도를 시험해볼 시기’라는 사설을 통해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그동안 북핵 개발 저지에 성공하지 못한 상황에서 “북한의 의도를 다시 한번 시험해본다고 미국이 잃을 것이 무엇인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행정부는 그동안 북한에 강력한 제재와 함께 비핵화 실천없는 대화를 거부하는, 이른바 전략적 인내(strategic patience) 정책을 고수해왔다면서 지난 2일 소니 해킹 사건에 보복하기 위해 발동한 추가 제재들은 앞으로 북한의 핵 활동과 미사일 프로그램에 더욱 큰 압력으로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NYT는 이런 상황에서 북한의 새로운 제의에 대해 미국 정부는 즉각 거부했고 일부 관료들은 북한이 한미연합군사훈련을 빌미로 새로운 핵실험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신문은 “외부의 일부 전문가들은 이 제의를 진지하게(serious) 대응할 가치가 있는 진지한 제안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한 전문가는 북한이 정말로 미국에 군사훈련 전면 중지를 기대하고 있는 게 아니라면, 훈련내용을 다소 조정해 북한에 선의를 보이고, 추가 협상의 여지를 열어둘 수 있을 것이란 주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NYT는 오는 18~19일 싱가포르에 열리는 스티븐 보즈워스 전 6자회담 대표를 비롯한 민간 전문가들과 북한의 6자회담 수석대표 리용호 외무성 부상 등과의 접촉, 그리고 최근 변화를 보이는 남북 양자 대화에서 새로운 돌파구가 모색될 수도 있다며 오바마 행정부의 적극 대응을 주문했다.

한편 신문은 북한이 최근 2년 동안 핵·미사일 실험을 하지도 않는 상황에서 오바마 정부는 이 문제를 뒤로 미뤄두고 싶겠지만 핵무기는 ‘북한의 위협중 가장 심각한 위험’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난 2003년 1월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했을 때만해도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믿는 전문가들은 거의 없었지만 오늘날 북한정권은 수십개의 핵탄두와 이를 실어나를 수 있는 향상된 미사일 능력을 보유하게됐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중국이 제트 연료와 난방유 공급 조절 등을 통해 북한에 압력을 넣고 있지만 이는 “단기적으로 유용할 뿐 최근 커져가고 있는 북한의 핵 위협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방안은 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뉴욕=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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