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 생산자물가지수가 유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4년 만에 최저치로 주저앉았다.

한국은행은 19일 2014년 12월 생산자물가지수(2010년 100 기준)를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생산자물가지수는 103.23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보다 2.0%, 전월 대비로는 0.9% 하락한 것이다. 특히 이 수치는 2010년 12월 이후 최저치다. 한은 관계자는 "2010년 12월 102.71을 기록한 뒤 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라고 말했다. 지난해 전체로 봤을 때는 전년 대비 0.5%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생산자물가지수 하락세는 저유가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석탄 및 석유제품이 전월 대비 12.4%, 전년 대비 28.8% 내려 공산품 생산자물가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화학제품도 전년 동기보다 9.2%, 제1차 금속제품은 3.6%, 전기 및 전자기기는 0.7% 떨어졌다. 공산품 전체로는 전년 대비 2.1%, 전월 대비 1.6% 내렸다.

반면 농림수산품은 채소 및 과실이 오르면서 전년 동기보다 0.7%, 전월보다 2.6%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채소 및 과실은 전년 대비 4.7%, 전월 대비 14.3% 올랐다. 이 밖에 전력ㆍ가스ㆍ수도는 전월보다 0.1% 떨어졌고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1.9% 올랐다. 서비스 생산자물가지수는 전월과 같았는데 음식점 및 숙박업이 전월보다 0.3% 올랐고, 운수는 0.3% 감소했다. 금융 및 보험업은 0.2% 내렸고 부동산(0.1%)은 올랐다.

품목별로는 전년 동기 대비 나프타(-43.5%), 휘발유(-34.7%), 경유(-33.3%), 프로판가스(-19.6%), 자일렌(-37.6%), 스티렌모노머(-33.8%), 벤젠(-33.5%), 테레프탈산(-30.5%), 부타디엔(-28.9%), 톨루엔(-28.8%), 아세톤(-27.2%), 고철(-30.5%) 등 공산품이 많이 떨어졌다.

농림수산품에서는 상추(115.3%), 풋고추(78.4%), 호박(44.5%), 무(41.9%), 시금치(25.9%), 마늘(21.0%), 오리고기(37.7%), 돼지고기(25.2%), 고등어(62.8%), 물오징어(17.4%) 등의 오름 폭이 컸다. 서비스 생산자물가지수를 품목별로 보면 휴양콘도(17.2%), 일반창고(17.6%), 카드가맹점수수료(3.5%) 등은 전년 대비 올랐지만 외항화물(-7.2%), 국제항공여객(-4.6%), 펀드수수료(-7.7%) 등은 하락세를 보였다. 특수분류별로는 식료품과 신선식품은 각각 전월 대비 1.0%, 8.9% 상승했고 IT도 전월 대비 0.1% 올랐다. 반면 에너지는 4.2% 하락했다.

국내에 공급되는 상품 및 서비스의 가격변동을 원재료, 중간재, 최종재의 가공단계별로 구분해 측정한 국내공급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1.4%, 전년 동기 대비 3.2% 하락했다. 최종재, 중간재, 원재료가 모두 전월보다 0.1%, 1.5%, 5.5% 하락한 데 따른 것이다. 지난해 전체의 국내 공급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2.0% 하락했다.

국내 출하 외에 수출을 포함하는 총산출 기준으로 가격 변동을 보여주는 총산출물가지수는 전월보다 1.2%, 전년 동기 대비 2.4% 떨어졌다. 농림수산품이 전월 대비 2.5% 올랐지만 석유 및 화학제품의 국내출하 및 수출 가격이 모두 내려 공산품은 전월 대비 1.8% 하락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총 산출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1.7% 하락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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