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 값싸진 엔화가 일본 밖에 생산기지를 둔 일본 기업들을 불러들여 '메이드 인 재팬' 시대 부활을 예상케 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선봉대는 전자제품 제조업계다. 2012년 중반만 해도 달러당 80엔 수준이었던 엔화 가치가 최근 117엔대로 떨어지면서 캐논, 파나소닉, 샤프 등 일본의 '간판' 전자제품 업체들이 해외 생산기지의 일본 이전을 계획하거나 일본 내 생산을 늘리고 있다.

캐논은 전체 글로벌 생산에서 40%를 차지하고 있던 카메라, 복사기, 프린터, 의료기기 등 제품의 일본 내 생산 규모를 60%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샤프도 중국에서 생산했던 공기 청정기와 냉장고를 일본 생산으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부 TV 생산라인도 중국과 말레이시아에서 일본으로 옮길 방침이다.

에어컨 제조사 다이킨은 이미 중국에 있던 생산 라인 일부를 일본으로 이전했으며 올해 이와 관련한 추가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스마트폰과 전자제품 부품을 생산하는 무라타도 4년 전 14%에 불과했던 일본 내 생산 비중을 오는 3월 말까지 30%로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UBS의 아오키 다이주 이코노미스트는 "엔화 약세가 업계 전략 변화에 반영되기까지 시간이 걸리는데, 이미 엔화 약세 분위기가 1년 넘게 지속되고 있어 일본 제조업계가 이를 전략에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 기업들의 '유턴' 현상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WSJ는 일본 기업들의 이러한 변화가 해외 생산 공장의 완전한 철수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왜냐하면 일본 경제가 여전히 정체돼 있고 인구 노령화로 성장 잠재력도 약한 상황이어서 해외 공장을 유지해 일본 밖 소비자들에게 가까이 접근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또다시 엔화가 강세로 돌아설 경우에 대비할 필요성이 있는 것도 해외 공장을 완전히 철수하지 않는 이유가 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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