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4분 4초’의 시간 동안 무슨 일이 있었을까.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리턴재판에서 해당 항공기의 후진 부터 제자리 복귀 까지 걸린 4분 4초간의 시간이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검찰 측은 4분4초간의 시간을 “항로변경이다”고 주장하는 반면, 조 전 부사장 변호인 측과 대한항공 측은 “항로변경이 아니다”는 상반된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향후 재판과정에서 4분4초간 항공기내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를 규명하는 것이 관건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대한항공이 사건 당시 공개한 동영상에 따르면 항공기는 지난해 12월5일(현지시간)00시53분38초(현지시각)후진하기 시작했다. 항공기는 연결통로와 분리돼 엔진시동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토잉카에 의해 움직인 것이다.

사건을 구성해보면 당시 조 전 부사장이 박창진 사무장에게 내리라는 지시를 한 후 기장이 뉴욕 JFK 공항 관제탑과 상의 후 후진한 것으로 추측된다.

항공기는 주기장내에서 23초간 약 17m를 후진한 뒤 54분01초에 정지했다. 이후 3분2초 제자리에 멈춘 뒤 57분03초에 전진해 57분42초에 제자리로 돌아갔다. 후진에서 다시 제자리로 오기 까지 4분4초가 걸린 셈이다.

이를 검찰 측은 항로변경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지상로에서 항공기가 움직인 것 역시 '운항'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이다. 움직였던 항공기가 조 전 부사장의 강압에 의해 비행기 출입구와 연결된 램프로 돌아간 것은 ‘항로 변경’으로, 항공보안법상 항로변경죄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변호인측과 대한항공은 “일반적으로 항공관련 법규에서 '항로'라는 개념은 '항공로'와 동일한 의미로 사용해 고도 200m 이상의 관제구역(항공국의 운항 관제사의 관제구역 의미)을 의미한다”고 반박했다.

대한항공 측은 “뉴욕 JFK공항의 경우 항공기가 주기장을 238m, 이어서 유도로를 3200m 이동해야 활주로에 이를 수 있다”며 “활주로는 물론 유도로도 진입하기 전이고 공항공단의 관리를 받는 주기장에서의 이동은 항로라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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