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23일 국무총리 교체를 포함해 청와대 조직 쇄신안을 내놓았지만 여론의 관심이 집중된 문고리 권력 3인방과 김기춘 비서실장은 일단 자리를 지키는 모습이다.

박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해온 이재만 총무ㆍ정호성 제1부속ㆍ안봉근 제2부속 비서관 등 측근 비서 3명은 모두 청와대 잔류가 결정됐다. 박 대통령은 다만 이들의 업무를 축소하거나 조정함으로써 그들의 '힘'을 빼주는 방식으로 여론의 압박에 '부분적'으로 반응했다.

이재만 총무비서관은 청와대 살림살이 담당이라는 고유 업무 외에도 청와대 인사위원회 멤버로 활동하며 권한이 지나치게 많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다. 박 대통령은 총무비서관의 인사위원회 배석을 제외함으로써 논란의 여지를 원천차단하는 방법을 택했다. 그러나 총무비서관으로서 여전히 대통령 주변에 머물게 해 그에 대한 신뢰가 약해진 건 아니란 것도 동시에 보여줬다.

안봉근 제2부속비서관도 청와대 근무를 유지한다. 제2부속비서관실은 애초 영부인 일정을 챙기는 업무를 하나, 현 정부 들어선 대통령 수행 역할을 맡았다. 안봉근 비서관은 최근 청와대 문서유출 파문에서 청와대 행정관 인사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안 비서관은 홍보수석실 산하 국정홍보비서관으로 자리를 옮길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이 청와대 홍보기능의 강화를 주문하고 있는 가운데, 안 비서관의 국정홍보 업무에도 큰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정호성 제1부속비서관은 현 업무와 위치에 전혀 변함이 없다. 그는 대통령의 일정과 메시지를 챙기는 업무를 한다. 대통령의 내외부 인사 접견이나 행사 참석 여부에 대한 1차 '필터링' 역할을 맡는다는 점에서 '문고리 권력'의 상징이기도 하다.

그러나 최근 문서유출 파문 및 비선실세 국정개입 논란에 정 비서관이 연루됐다는 증거가 나오지 않음에 따라, 박 대통령이 그에게 보내는 신뢰에도 전혀 변함이 없음이 다시 한 번 입증된 셈이다.

거취가 주목돼 온 김기춘 비서실장은 이번 인사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일단 유임으로 판단되나, 청와대 조직개편과 개각작업이 완료되면 공직을 떠날 것이란 관측이 많다. 윤두현 홍보수석은 "지금 청와대 조직개편이 완전히 마무리된 상황이 아니다. 좀 더 하실 일이 남아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신범수 기자 ans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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