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홍기택 KDB산업은행 회장은 28일 금호산업 매각과 관련해 "(박삼구 회장 등 인수자에) 인수금융을 지원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홍 회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산은 본점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형평성 문제가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일각에서 박삼구 회장 등에 산업은행이 금호산업 인수금융을 지원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는 것에 대해 "쉽지 않다"고 못 박았다. 홍 회장은 "산은은 매각의 심판 역할만 할 것"이라며 "그게 공정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대증권 매각은 금액과 자금조달 구조, 향후 운영계획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우선협상대상자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일본계 금융그룹인 오릭스와 국내 사모펀드인 파인스트리트가 본입찰에 뛰어든 상태다. 그는 "3월까지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고 5~6월쯤 모든 딜을 클로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우증권 매각은 우리나라 금융산업의 발전과 자본시장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지 등을 감안해 매각 대상자를 선정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정부 소유의 기업을 매각하는데 있어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 원칙은 문제가 있다는 입장도 밝혔다. 홍 회장은 "해당 산업을 어떻게 발전시킬 수 있는지, 기업의 경쟁력과 수익성을 끌어올려 신규 일자리를 얼마나 많이 창출할 지 등을 고민해야 한다"며 "가격에 집착하게 되면 무리한 매각, 결국 안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동부그룹 구조조정 과정에서 빚어진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과의 갈등에 대해서는 특히 많은 시간을 할애해 소신을 밝혔다. 홍 회장은 "(김준기 회장의 신년 강경 발언과 관련해) 본인 입장에서는 그렇게 말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구조조정은 기업이 다시 수익성을 회복할 수 있을 형태를 고민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동부제철은 자율협약을 통해 채권단이 신규 자금을 지원하며 끌고 가는게 맞다고 결정한 것"이라며 "반면 동부건설의 경우 비협약채권자가 협약 채권자보다 많은 상황에서 채권은행이 안고 가긴 힘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동부발전당진에 대한 '패키지 매각'에 실패한 데 대해서도 "동부쪽에 동의를 받은 것"이라고 못 박았다. 홍 회장은 "동부에서 생각하는 희망가격과 시장에서 생각하는 가격 차이가 너무 컸다"며 "특히 동부인천공항은 중국회사들에도 타진해봤지만 매수의사를 표명하지 않아 패키지 딜을 추진한 것"이라며 "이는 동부쪽에서도 동의를 한 사항"이라고 말했다. 동부발전당진이 제값을 받지 못하고 매각됐다는 동부측의 주장에 대해서도 "동부발전당진은 4000억원에 매각 된 동양발전 용량의 절반밖에 안된다"며 "2000억원대에 매각된 것은 문제가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책금융공사와의 내부 화합과 관련해서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업무 연관성과 정금공 직원들의 부처 희망사항을 고려해 배치를 잘 했다고 생각한다"며 "젊은 직원들과 경력직도 기존 산은 직원들과 화학적 융합이 잘 되고 있다"고 말했다. 서금회(서강대 금융인 모임) 논란에 대해서는 "서강대를 다녔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지만 서금회 모임에 나간 적은 정말 없다"며 "정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모뉴엘 사태로 인해 대출에 손실을 입은 부분에 대해서는 "앞으로 다른 관련 금융기관과 같이 상황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며 "법적으로 어떻게 처리할지, 어떻게 손실을 보전할 지 대응할 논의를 하겠다"고 밝혔다.

인터넷은행에 대해서는 "장기적으로 (은행에) 큰 위험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홍 회장은 "지금은 지급결제 얘기만 나오는데 은행이 수익을 내려면 대출과 자금중개를 해야 한다"며 "결국 신용위험분석능력이 핵심인데 SNS, 포털 등을 보유한 IT기업이 빅데이터를 신용분석과 연결시킨다면 엄청난 경쟁력이 될 수 있고 이는 기존 은행들을 위협할 수 있는 존재가 될 수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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