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저축은행이 지난해 하반기 큰 폭의 흑자를 기록했다. 반기 실적이 흑자로 돌아선 것은 5년 만이다. 부실여신 정리와 자산건전성 개선으로 대손충당금이 크게 줄면서 실적 회복을 견인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말 현재 영업 중인 80개 저축은행의 지난해 하반기 실적(7월~12월)을 잠정 집계한 결과 193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고 29일 밝혔다. 지난해 3분기에 이어 4분기까지 흑자로 전환되면서 반기 기준으로는 2009년 4분기 이후 5년 만에 흑자를 시현했다.

▲(자료 : 금융감독원)

저축은행 실적은 지난해 상반기부터 개선세를 보여왔다. 2013년 하반기에는 순손실규모가 4235억원에 달했지만 지난해 상반기 824억원의 순손실로 적자 폭이 크게 축소됐다. 그러다 지난해 하반기 1938억원 순익을 기록하면서 개선세가 보다 뚜렷해졌다.

최건호 저축은행감독국장은 "부실여신 매각이 원활히 진행되고 자산건전성도 개선되면서 대손충당금 전입액이 크게 감소한 영향"이라며 "모든 저축은행의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고 대부분이 흑자를 시현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상반기 저축은행의 대손충당금 적립규모는 333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82억원 줄었다.

자산규모별로는 자산규모가 1000억원 미만인 소형 저축은행을 제외하고 모든 저축은행이 흑자를 기록했다. 소형 저축은행 역시 손실 규모가 전년 동기 대비 8억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산규모 5000억원 이상인 중·대형 저축은행의 당기 순익이 크게 증가해 흑자 전환했다.

소유구조별로는 그동안 큰 폭의 적자를 시현했던 금융지주·은행그룹과 증권사·펀드기타금융그룹의 실적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증권사·펀드·기타금융그룹은 당기순이익이 증가폭이 4037억원에 달해 실적 개선세가 뚜렷했다.

전반적인 재무상태도 개선됐다. 지난해 말 기준 저축은행의 총 자산은 37조8000억원으로 같은해 6월 말(36조8000억원) 대비 1조원(2.8%) 증가했다. 대출금이 27조5000억원에서 30조원으로 늘어난 영향이다. 자기자본은 4조1000억원으로 순익 발생 등으로 같은 기간 1050억원(2.6%)나 늘었다.

자산건전성도 개선돼 연체율은 지난해 6월 말 대비 2.8%포인트 하락한 14.8%를 기록했다. 부실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건설업 등 부동산관련 대출 업종을 중심으로 기업대출 연체율(18.5%)이 3.4%포인트 하락했고 가계대출 연체율(9.1%) 역시 개인신용대출을 중심으로 1.7%포인트 떨어졌다.

같은 기간 고정이하 여신비율은 19%에서 15.7%로 3.3%포인트 하락했다. 부실흡수능력을 나타내는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104%로 0.6%포인트 하락했지만 모든 저축은행이 요적립액을 100%이상 충족했다. 다만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 비율은 14.08%로 0.2%포인트 하락했다.

최 국장은 "BIS 비율이 감소한 것은 흑자전환으로 자기자본이 증가했음에도 대출이 늘어 위험가중자산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라며 "앞으로 저축은행이 영업력을 회복해 건전한 금융기관으로서 금융중개 기능을 제고할 수 있도록 경영정상화를 적극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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