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이명박 전 대통령은 자신의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에서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미국과 통화스와프 협정을 체결하기까지 과정을 기술했다. 이 전 대통령은 미국의 마뜩찮은 태도를 변화시키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다고 적었다.

회고록에 따르면 2008년 여름 리먼브러더스 사태가 터진 후 우리나라는 같은해 9월 위기설에서 좀처럼 빠져나오지 못했다. 이 전 대통령은 "2008년 10월 외환 수급의 어려움이 점차 커져가면서 우리 경제에 대한 국제 사회의 인식을 바꿀 획기적인 계기가 필요했다"며 "미국과의 통화스와프를 추진하게 됐다"고 밝혔다.

당시 미국은 일본, 영국을 포함해 4개국과 통화스와프를 체결했는데, 우리나라가 체결할 경우 외환 확보 효과 외에 우리 경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 전 대통령은 "미국은 우리나라 신용등급이 통화스와프 체결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초기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며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통화스와프가 뭔지나 아냐'는 비아냥까지 들어야 했다"고 회고했다.

이 전 대통령은 "강만수 재정경제부 장관이 미국 측에 '우리가 보유한 미 국채를 내다팔 경우 한국은 통화스와프 없이 위기관리가 가능하다'는 입장과 '이 경우 미국 통화정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의견, 또 '미국이 호주와 통화스와프를 체결하면서 경제규모가 더 크고 IMF 지분이 높은 한국을 배제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입장을 전달했다"면서 "결국 미국이 300억 달러 규모의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을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은 "통화스와프 체결로 한국경제에 대한 국제 금융시장의 불신이 크게 해소됐고 우리는 외환위기 문턱에서 겨우 숨을 돌릴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어 "한미 통화스와프에 대한 미국의 입장 변화가 부시의 G20 체제 구상과 무관치 않다"고 밝혔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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