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미국 대북 강경기조를 확인했다. 미국은 29일 서울에서 올 들어 처음으로 외교차관급이 참여한 고위급 협의에서 북한 비핵화를 최우선 과제라고 못을 박았다.

조태용 외교부 1차관과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정무담당 차관은 이날 한목소리로 한미 동맹이 강력하며 북한 문제에 대해 양국 간에는 빈틈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는 남북관계 개선을 추구하는 우리와 달리 소니 해킹 사태 이후 미국에서는 대북 제재·압박 분위기가 강해지면서 한미 간 대북 정책에 엇박자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의식한 행보로 풀이됐다.

셔먼 차관은 한미 차관급 협의 직후 외교부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양측은 북한과의 대화를 위한 박근혜 대통령의 이니셔티브를 지지하기 위해 함께 일하고 있다"면서 우리의 대북정책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그는 '한국이 통일되고 분단이 끝나길 기대한다'며 '통일 준비'를 강조하고 있는 우리 정부의 입장에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대북정책 방향에 대해 셔먼 차관은 "북한 문제에 관한 한 비핵화가 최우선 과제"라고 분명히 못을 박았다.

이는 "남북대화는 비핵화를 위한 우리의 노력을 지지하길 희망한다"고 한 성 김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일본에서 한 발언과 같은 맥락이다.

셔먼 차관은 이날 오후 주한미국대사관에서 일부 한국 언론과 가진 간담회에서 "(한미 간에) 틈이 없다는 것은 정책적 측면의 얘기"라면서 "우리가 똑같은 나라가 아니기 때문에 때로는 이해관계가 다르지만 대북정책은 똑같다"고 말했다.

특히 셔먼 차관은 미국이 소니 해킹 사태와 관련해 테러지원국 재지정 문제를 여전히 검토 중이라고 밝혔고, '한미 연합훈련 중단 시 핵실험을 임시중지할 수 있다'는 북한의 최근 주장에 대해서는 "제안이 아니라 위협"이라면서 "터무니없는 일"이라고 일축하기도 했다.

그는 "북한과 같은 나라는 영원히 지속하지는 못한다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최근 언급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행한 북한 문제와 관련해 상대적으로 강경한 분위기의 이런 언급들은 최근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 기조를 잘 보여주는 것이다.

셔먼 차관은 이날 간담회에서 "소니 해킹은 북한이 저지른 매우 심각한 행동"이라면서 "미국과 전 세계에 추가적 우려 사안을 더했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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