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진 사무장 /사진=KBS 캡쳐

[아시아경제 박준용 기자] '땅콩 회항'사건의 재판에 박창진(41)사무장이 증인으로 출석해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은 JFK공항에서 저를 한번 죽였다"라고 진술했다.

박 사무장은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판사 오성우)의 심리로 2일 오후 2시30분부터 열린 조 전 부사장에 대한 결심 공판에 출석했다.

박 사무장은 이날 여러차례 울먹이며 말을 이어 가지 못했다. 그는 "조 전 부사장 본인의 즉흥적인 기분에 따라 아무렇게나 다뤄도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일할 권리, 인권, 자존감 등에 대해 아주 치욕적이고 모멸감 있는 행동을 했다"면서 "조 전 부사장은 JFK공항에서 저를 어쩌면 한번 죽였다"고 했다.

이어 "저를 봉건시대 노예로 생각해서인지 일방적 희생을 강요하고 이것이 당연한 것인양 생각한다"면서 "조 전 부사장이 지금까지도 본인의 잘못보다는 남의 탓만 하는 게 아닌가하는 생각을 한다"고 했다.

또 "승무원과 기타부서 모든 직원들은 성실히 희생하고 있다"면서 "저야 한 조직의 단순한 노동자로서 언제든 소모품 같은 존재가 될 수 있겠지만 조 전 부사장 및 오너일가는 영원히 그 자리에 있을 것"이라고 했다. 또 "동료들 마음을 헤아리시고 다음에 더 큰 경영자가 되시길 바란다"며 흐느꼈다.

이어 박 사무장은 업무에 복귀한 후 부당한 스케줄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팀장으로서 팀비행 배제됐다"면서 "스케줄은 지속해서 새벽 3시, 4시 출근 패턴이었다"고 진술했다.

한편 조 전 부사장은 지난해 12월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JFK 공항에서 인천으로 출발하려던 대한항공 KE086 일등석에서 견과류 서비스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20여분간 승무원들에게 폭언·폭행 등 난동을 부리고 램프리턴(항공기를 탑승 게이트로 되돌리는 것)을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사무장을 강제로 내리게 한 혐의도 받고 있다. 지난 7일 기소된 그에게 적용된 혐의는 항공보안법상 항공기항로변경과 항공기안전운항저해 폭행, 위계공무집행방해, 업무방해 및 강요 등 5개다.



박준용 기자 juneyo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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