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우즈가 파머스 첫날 기권 직후 골프카를 타고 코스를 떠나고 있다. 샌디에이고(美 캘리포니아주)=Getty images/멀티비츠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몸을 충분히 풀었는데 안개로 경기가 지연되면서 다시 허리근육이 뭉쳤다."

타이거 우즈(미국)가 구구절절 설명했지만 결과는 또 기권이다. 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인근 토리파인스골프장 남코스(파72ㆍ7698야드)와 북코스(파72ㆍ6874야드)에서 끝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파머스인슈어런스오픈(총상금 630만 달러) 1라운드다.

북코스 10번홀(파4)에서 출발해 후반 2번홀(파4)까지 11개 홀에서 버디 2개와 보기 2개, 더블보기 1개를 묶어 2오버파를 기록했다. 2번홀 더블보기 이후 3번홀(파3) 그린에서 볼 마커를 집었고, 리키 파울러와 빌리 호셸(이상 미국) 등 동반플레이어와 악수를 나누고 서둘러 코스를 떠났다.

일단 2번홀 플레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325야드짜리 짧은 파4홀에서 '1온'을 노리고 드라이브 샷을 날렸고, 공은 그린 근처에 떨어졌다. 문제는 지난주 피닉스오픈에서 제기됐던 '숏게임 입스(yips) 논란'이다. 우즈는 이날도 칩 샷이 그린을 40야드나 넘어갔고, 다음 샷 역시 '온 그린'에 실패했다. 가까스로 '4온 2퍼트' 더블보기, 점차 심증이 굳어지는 장면으로 남았다.

가장 심각한 대목은 물론 허리 부상이다. 후반 1번홀(파5)에서 티 샷 직후 호셸이 티를 집어줬고, 그린에서는 홀에서 공을 꺼내주는 등 허리를 제대로 굽히지 못할 정도로 통증이 심했다. 지난해 3월 허리수술 이후 재활을 시작해 6월 퀴큰론스에 등판했지만 '컷 오프'당했고, 8월 브리지스톤에서도 기권하는 등 지난 10개월 동안의 노력이 아직은 이렇다 할 효과가 없는 셈이다.

우즈에게는 토리파인스가 '약속의 땅'이라는 점에서 아픔이 더욱 컸다. 이 대회의 전신인 뷰익인비테이셔널 당시 통산 7승을 쓸어 담았고, 2008년 US오픈에서는 로코 미디에이트(미국)와의 18홀 연장전도 모자라 서든데스까지 91홀 사투 끝에 메이저 14승째를 일궈낸 곳이다. 새로운 스윙코치 크리스 코모(미국)를 영입해 부상을 방지하는 스윙 교정까지 진행한 눈물겨운 노력이 안타깝게 됐다.

대회는 니콜라스 톰슨(미국)이 북코스에서 8언더파를 몰아쳐 '깜짝선두'에 나섰고, 마이클 톰슨(미국)이 2위(7언더파 65타)에서 추격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북코스가 남코스에 비해 전장이 800야드나 짧아 스코어를 내기 쉽다는 점에서 우승의 향방을 가늠할 수는 없다. 실제 공동 5위까지 10명의 선수 가운데 남코스에서 플레이한 선수는 조나탄 베가스(베네수엘라)가 유일했다. 공동 5위(5언더파 67타)에 있지만 더 유리할 수도 있다.

지난해 8월 돌연 투어를 떠나 금지약물 양성 반응 의혹이 일었던 더스틴 존슨(미국)은 6개월 만의 귀환에서 2오버파로 실전 샷 감각을 찾지 못하고 있다. 4번홀(파4)에서 159야드 샷 이글을 터뜨리며 환호했지만 이후 보기 4개를 쏟아냈다. 한국은 노승열(24ㆍ나이키골프)이 남코스에서 2언더파를 쳐 공동 29위로 선전했다. 최경주(45ㆍSK텔레콤)는 공동 45위(1언더파 71타), 배상문(29)은 공동 91위(1오버파 73타)에 있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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