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경기침체로 고용시장이 얼어붙으며 1월 취업자 수 증가폭이 20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실업률도 3.8%로 껑충 뛰었다. '숨은 실업자'를 포함한 체감실업률(고용보조지표3)은 지난해 지표 작성 이래 최대치인 11.9%에 달했다. 다만 정부는 이 같은 지표에도 불구하고 "경기 기대감으로 구직자가 늘어난 것"이라는 장밋빛 진단을 내놓고 있다.

11일 통계청이 발표한 '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는 2510만6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34만7000명 증가했다. 2013년5월(26만5000명) 이후 최저 증가폭이다. 취업자 증가폭이 30만명대로 내려앉은 것도 작년 6월(39만8000명) 이후 7개월 만에 처음이다.

심원보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지난해 1월 취업자 증가폭이 70만명대로 워낙 커, 기저효과가 있었다"며 "설 명절 특수 등의 요인이 제거되면서 고용증가세가 상대적으로 둔화된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1월 기준으로 취업자 수가 2500만명을 첫 돌파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실업자와 실업률 모두 껑충 뛰었다. 1월 실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9만7000명 늘어난 98만8000명으로 집계됐다. 같은 달 실업률은 3.8%로, 전년 동월 대비 0.3%포인트, 전월 대비 0.4%포인트 올랐다. 이는 작년 4월(3.9%) 이후 최고치다. 15~29세 청년실업률(9.2%) 역시 7개월래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공식적인 실업자 외에 주 36시간 미만의 불완전 취업자, 잠재적 경제활동인구 등을 모두 포함한 고용보조지표3(Labour underutilization3)은 전월 대비 0.7%포인트 오른 11.9%를 기록했다. 지표를 작성한 작년 5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는 1월 계절적 영향으로 취업시간이 줄어든 건설업, 운수업, 농림어업 종사자들이 추가취업을 희망하면서 시간제근로 구직자가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파악된다.

반면 정부는 계절적 요인과 설 효과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일 뿐, 고용증가 모멘텀은 지속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찬우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통상 1월은 방학, 취업시즌 등으로 실업률이 다른 달에 비해 높은 경향이 있고, 지난해 1월의 설 대목효과가 소멸된 영향"이라며 "경제활동참가율이 상승하는 등 노동공급 여건은 양호한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경기회복 초기에는 구직활동이 늘며 실업률이 높아지는 단기적인 효과가 있다"며 "고용률과 실업률이 함께 올라간 것은 부정적이지 않다"고 강조했다. 경기회복 기대감 등으로 경제활동인구가 증가했고, 이들 중 일부가 직업을 얻지 못하며 실업률이 상승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당장 고꾸라진 수치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평가와 전망이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또 지난해 2월 취업자 증가폭이 80만명대로 기록적인 수준을 나타냈음을 감안할 때, 내달 설 특수에도 불구하고 신규 취업자가 더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전망도 나온다.

상용직 증가세가 둔화되는 반면 임시직은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어 일자리의 질 측면에서도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달 임시직 취업자 증가폭은 14만1000명을 기록했다. 계절적 요인으로 통상 1월에 임시직 근로자가 감소세를 나타내왔던 것과 대조적이다. 임시직 근로자가 전체 근로자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1월 73.7%에서 올해 74.5%로 늘어났다.

1월 고용률은 58.7%,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 기준이 되는 15~64세 고용률은 64.8%로 집계됐다. 둘 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상승했지만 전월 대비로는 소폭 떨어졌다.

이 국장은 "최근 광공업 생산, 소매판매 등 주요 실물지표 개선세와 노동공급 확대 등에 따라 고용증가 모멘텀이 계속 될 것"으로 내다봤다.



세종=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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