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리성·친환경 내세워 도입
유효기간 6개월로 줄고 합산 안돼 소비자 불만 늘어

커피빈의 e핑크카드

[아시아경제 김소연 기자]#김아영(30)씨는 최근 자주 이용했던 회사 근처 커피빈에 발길을 끊었다. 커피빈이 멤버십 카드격이었던 종이 핑크카드를 'e핑크카드'로 바꾸면서부터다. 몇 일 전 최초 발급받은 e핑크카드를 들고 오지 않아 일단 새로운 e핑크카드에 스탬프를 적립한 김씨는 예전처럼 커피빈 매장을 다시 찾아 스탬프 합산을 요청했다. 그러나 매장직원은 김씨의 요청을 단호히 거절했다. e핑크카드는 합산이 안 된다는 원칙적인 답변만 지속됐다. 김씨는 "e핑크카드가 편리해졌다더니 공짜음료 안주게 된 커피빈만 편리해진 것 같다"며 "유효기간도 짧고 카드 합산도 안 되고 소비자 입장에서는 불편함 투성이다"고 울분을 토했다.

커피빈이 친환경ㆍ편리함을 내세우며 새롭게 도입한 'e-핑크카드'가 소비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커피빈은 지난해 말 종이핑크카드 사용을 종료하고 올해부터 바코드를 인식하는 방식의 e핑크카드를 도입했다. 그러나 e핑크카드가 소비자 혜택을 제한하거나 대폭 축소. 소비자들의 불만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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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새롭게 도입된 커피빈의 e핑크카드는 유효기간이 발급일로부터 6개월이다. 지난해까지 사용됐던 종이 핑크카드의 유효기간이 12개월이었던 것에 비해 절반가량 줄었다. 종이 핑크카드 때는 음료를 마실 때마다 주는 스탬프를 12개월 내 12개 모으면 음료 1잔으로 교환이 가능했다. 기존에는 1개월에 1번씩만 커피빈을 방문해도 1년이면 공짜 음료 1잔을 마실 수 있었지만 이제는 한달에 2번은 방문해야 그 혜택을 누릴 수 있다. 그만큼 고객에게 돌아갈 '공짜음료'를 아낀 셈이다.

이와 함께 커피빈은 e핑크카드를 도입하면서 카드 합산이 불가하도록 제도를 바꿨다. 예전에는 종이 핑크카드를 두고 와 새 카드를 발급받았을 경우 나중에 한 카드로 스탬프를 합하는 것이 가능했다. 그러나 이제는 원래 e핑크카드를 놓고 와 새 카드를 발급받았더라도 기존 카드와 합산이 안돼 둘 중 하나는 무용지물이 된다. 유사한 스타벅스의 제도 '마이리워드'의 경우 여러 카드를 쓰더라도 한 아이디로 스탬프가 적립돼 자동합산이 되는 것과 정반대다.

또 e핑크카드는 휴대폰 번호 1개당 1개만 발급된다. 따라서 휴대폰 번호가 바뀌면 적립된 스탬프가 다 날아간다. 스타벅스 카드가 아이디를 기반으로 하고 있어 개인정보만 입력하면 휴대폰 번호가 바뀌었더라도 적립된 쿠폰과 스탬프를 얼마든지 사용할 수 있는 것과 차이가 크다. 이에 따라 온라인커뮤니티에서는 스타벅스와 커피빈의 멤버십카드를 비교하며 커피빈에 대해 불편함을 토로하는 글들을 자주 찾아볼 수 있다.

이 같은 불편함을 커피빈 매장에 문의했지만 매장 직원은 "e핑크카드로 일원화하기 6개월 전부터 카드 합산이 안되는 점 등을 고지해왔다"며 "지금으로서는 어쩔 수 없다"는 답변만 되풀이했다.

업계 관계자는 "e핑크카드를 도입하면서 편리해진 것 같지만 사실은 고객들에게 주던 혜택을 절반 이상 축소한 셈"이라며 "이전 제도보다 훨씬 야박해진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소연 기자 nicks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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