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한국은행 통화정책의 우선순위를 경제회복세를 지원하는데 역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중개지원대출 등 기준금리 결정 외에 다른 통화정책 수단을 확대할 의사도 밝혔다.

2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한국은행 업무보고에서 "당분간은 완화적인 통화정책이 바람직"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국도 양적완화를 할 가능성이 없냐는 질문에는 "양적완화라고 하는것은 제로금리를 의미한다"면서 "이는 앞으로 경제상황에 따라 달려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앞으로 한은의 기준금리를 올릴지 또는 내릴지에 대해서는 "한 방향으로 말할 수 없고 적절한 방향으로 운용하겠다"고 답변했다.

이어 "(한은은) 금리가 주된 수단이지만 금융중개지원대출 등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것"이라며 "시장을 안정화시키는 조치나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 등 그런 수단은 적극적으로 취하겠다"고 덧붙였다.

기준금리 추가인하로 나타날 수 있는 금융안정 불안 요인에 대해서도 의견을 피력했다. 이 총재는 "(가계부채가) 당초보았던 것 보다 큰 폭으로 늘어난 게 사실이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가계부채 데이터베이스 작업을 1분기중으로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제까지는 2만가구에 국한된 서베이자료를 해왔지만 지금은 신용평가사로부터 100만가구 데이터를 수집해 DB를 구축하고 있다. DB 구축은 1분기중 끝내고, 그것이 마무리되면 깊이 있는 분석이 가능하다. 빠른 시일 내에 (실태를 파악해 분석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디플레이션 우려와 관련해선 선을 그었다. 이 총재는 "디플레이션 압력은 높아지고 있지만 디플레이션에 빠져들 가능성은 높지 않다. 이건 여러 지표로 설명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특히 "디플레이션은 자기실현적 기대가 작용하기 때문에 정책당국자가 이것(디플레이션과 관련된 자기실현적 기대)을 불식시키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물가 2년여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디플레이션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디플레이션이 나타나선 안된다는 건 강하게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또 저유가 영향도 현재 물가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지금의 소비자물가는 유가하락 영향이 크다. 유가하락이 나타나지 않았다면 소비자물가는 2%대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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