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간통죄 위헌 (26일) 결정. 사진=MBC 뉴스 캡처

[아시아경제 박준용 기자] 헌법재판소가 간통죄를 위헌으로 결정했다. 이에 법조계는 "시대상을 반영한 적절한 결정이지만 보완조치도 필요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26일 헌재는 간통죄를 폐지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는 근대적 의미에서 도입된 지 62년 만이다. 9명의 헌법재판관 중 7명이 위헌의견을 냈고, 2명이 합헌 의견을 냈다.

헌재의 결정에 법조계는 시대흐름을 반영하는 결정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박찬걸 대구가톨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헌재가 보수적임에도 불구하고 7대 2 결정이 난 것은 시대흐름을 반영한 결과다"면서 "형사법 학회에서는 간통죄 폐지가 이미 다수의견이다. 사실 2008년에 헌재가 위헌의견 다섯 명, 합헌의견 네 명으로 간통죄 유지 결정을 할 때도 합헌 의견을 낸 분 중 두 분이 판단보류를 했다. 그 당시에 위헌 결정이 났어야 하는데 늦은 감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지역에 근무하는 한 부장판사도 "간통죄가 재판에서 대부분 집행유예 선고됐고 기소되지도 않을 정도로 유명무실 했었다"면서 "학계와 법조계 사람들은 위헌성이 이미 통설로 돼 있기에 정당한 결정이다"고 했다.

하지만 간통죄가 폐지되면 이혼소송 시 보완적 역할을 했던 간통죄의 역할을 대체할 수단이 있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현재 배우자의 부정으로 이혼을 하게 되거나 손해배상을 청구할 경우, 위자료와 배상인정액수가 너무 적기 때문이다. 간통죄가 없어지면 위자료와 배상인정액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나승철 변호사는 "간통죄가 위헌결정 나왔기에 이혼 소송 실무에서 보완 조치가 있어야 되지 않을까. 현재 간통죄 고소를 하지 않고서는 받을 수 있는 위자료 액수가 너무 낮게 책정 돼 있다"면서 "간통죄가 폐지되더라도 간통이 이혼사유에는 해당되고 상대방의 고통은 상당히 크다. 이혼 시 이 수단이 아니라도 보상받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여성변호사회 소속 김숙희 변호사도 "형법상 간통죄가 범죄가 되지 않더라도 간통 상대 배우자가 이혼 소송 시 손해배상을 받기 위한 실무 체계 정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준용 기자 juneyo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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