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적대적 M&A 갈등을 빚고 있는 녹십자와 일동제약이 이사선임건을 놓고 주주총회에서 표대결을 벌인다.

일동제약은 26일 오전 이사회를 개최하고 녹십자 측의 주주제안을 주총안건으로 채택했다.

일동제약은 사내이사 후보로 이정치 현 회장과 사외이사 후보로 서창록 교수, 감사 후보로 이상윤씨를 추천했다.

녹십자는 과거 녹십자 대표이사를 지낸 허재회씨를 사외이사로, 자회사 녹십자셀 사외이사인 김찬섭씨를 감사로 추천했다.

앞서 일동제약의 2대주주인 녹십자는 지난 6일 일동제약에 주주제안을 통해 사외이사 1명과 감사 1명의 선임권을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일동제약은 경영권 간섭으로 보고 "적대적 M&A를 하지 않겠다고 공식적으로 약속하면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지만 녹십자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오는 20일 열리는 주총에선 양측간 치열한 표대결이 예상되는 만큼 우호지분 확보 경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녹십자는 현재 일동제약 주식 29.36%(735만9773주)를 보유, 일동제약 최대주주의 지분율 32.52%(815만1126주)와 3.16%포인트 차이를 유지하고 있다. 일동후디스가 보유한 일동제약 지분 1.36%의 경우 상호출자로 인해 의결권이 제한되는 만큼 양측간 지분율 격차는 1.8%포인트 차이로 줄어든다.

이사 선임안의 경우 참석주주의 과반수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통과된다. 피델리티가 녹십자의 지분 10%를 보유하고 있고, 다른 기관투자자들과 소액주주의 지분율은 28%다. 이들이 어느 쪽을 지지하느냐에 따라 이사선임안의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지난해 지주회사 전환 안건의 경우 참석주주의 55%가 찬성, 현 경영진을 지지한 바 있다.

일동제약 이사회는 12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 중 2명이 녹십자 측 인원으로 채워지게 되면 녹십자는 일동제약의 경영에 개입할 수 있게된다. 2대주주인 녹십자와의 표대결에서 지게 되면 일동제약은 경영권 방어에 치명상을 입게 될 것으로 보인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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