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목천고 안에 세워진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 때 소녀상 밑그림을 그린 이 학교 2학년 김민지 양이 헌화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왕성상 기자] 유관순 열사의 고장인 충남 천안 목천고등학교 안에도 ‘평화의 소녀상’이 세워졌다.

4일 충남도 및 충남도교육청에 따르면 천안 목천고는 지난 2일 교정에서 800여명의 학생, 교사 등이 참여한 가운데 위안부할머니들을 기리고 일제만행을 널리 알릴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 겸 입학식을 가졌다.

제막식은 천안출신으로 원로 광복회원인 조동빈(91) 독립유공자가 참석한 가운데 학생대표와 조옹의 소녀상 헌화, 기미독립선언문 낭독, 만세삼창 순으로 이어졌다.

소녀상제작은 올 1월말 이 학교 2학년 김민지(여·17) 학생이 그린 소묘가 밑그림이 됐다. 김양은 겨울방학 때 최인섭 교장으로부터 역사특강을 듣던 중 위안부 동원 등 일본의 만행에 희생당한 할머니들 고통을 가슴에 새기면서 스케치북에 소녀상을 그렸다.

소묘작품을 본 최 교장은 미술담당 김정미 교사와 상의해 김양의 그림을 모델로 소녀상을 만들어 살아있는 교육의 장으로 활용하자고 뜻을 모았다. 김 교사는 자신의 모교인 한국교원대학교 미술교육과 후배들에게 재능기부를 요청, 이를 받아들인 대학생들이 한 달여 공을 들여 소녀상을 만들었다.

소녀상제작에 참여한 학생은 황석인(4학년)군, 이지수(여·3학년)·임성하(여·3학년)양이다. 작품 감수는 이성도 지도교수와 김철용 조교가 맡았다.

소녀상의 크기는 높이 98㎝, 너비 35㎝며 섬유강화플라스틱(FRP) 재질로 만들어 황동색을 칠했다.

목천고 2015년 입학식 날 학교 안에 세워진 '평화의 소녀상'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학생들과 선생님들

평화의 소녀상 뒷면에 붙어있는 안내문엔 “아리따운 소녀들에게 자행한 비인권적 행위에 진심어린 사죄와 피해할머니들의 인권과 명예회복을 촉구한다”며 “일본의 역사왜곡을 바로잡아 역사의 진실을 알려 남북이 통일해서 전쟁 없는 나라, 다시는 후세에 끔찍한 고통을 겪지 않는 대한민국을 염원한다”고 기록됐다.

최 교장은 “일본에 진심어린 사죄를 촉구하면서 위안부 ‘평화의 소녀상’을 역사교육자료로 활용하고 학생들의 올바른 역사의식을 높이기 위해 소녀상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한편 목천고가 있는 천안 목천읍은 유관순 열사의 고향인 병천면과 맞닿은 곳으로 1919년 3월14일 천안지역 최초의 독립만세운동(목천기미독립만세운동)이 펼쳐졌던 곳이다. 특히 목천고 한 울타리 안엔 독립기념관이 있어 애국심과 독립정신을 되새길 수 있는 역사교육의 장이 되고 있다.



왕성상 기자 wss404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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