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예상치 못한 기업 투자 부진으로 인해 일본의 경제 침체 탈출이 요원해지는 모양새다.

일본의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기 대비 0.4% 증가했다고 9일 일본중앙은행(BOJ)이 발표했다. 이는 블룸버그 예상치인 0.9%와 정부 발표치인 0.5%를 모두 하회하는 수치다.

연율로 환산한 4분기 GDP 증가율도 1.5%에 그쳐 지난달 정부가 발표한 2.2%를 큰 폭으로 하회했다. 블룸버그 예상치인 3.7%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기업 투자가 크게 부진했다. 지난 4분기 기업지출 증가율은 0.1% 하락했다. 지난달 정부가 발표한 0.1% 상승을 뒤집는 결과다. 1.0% 상승할 것이라는 블룸버그의 예상과도 어긋났다.

민간 소비는 다소 나아졌다. BOJ가 발표한 지난해 4분기 민간소비 증가율은 0.5%로 지난달 발표치(0.3%)를 소폭 상회했다. 그러나 이 역시 블룸버그 예상치인 0.8%를 밑돈다.

기업과 민간의 소비 위축이 수치로 나타나면서 BOJ의 엔저 유도 정책이 소비를 위축시켰다는 논란은 더욱 커지게 됐다.

일본 경제는 지난해 2분기와 3분기에 GDP가 각각 전기 대비 1.7%, 0.6% 감소해 침체에 빠졌다. 4분기에 GDP가 상승반전하면서 일단 침체 국면에서는 벗어났지만, 소비와 투자 양면이 부진하면서 디스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벗지 못하게 됐다.

스위스계 은행인 UBG그룹AG의 이코노미스트 다이주 아오키는 "일본의 경제는 아직 소비세 인상 이후의 침체로부터 완벽하게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며 "향후 금융완화에 대한 압력이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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