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소연이 월드레이디스 셋째날 티 샷을 하고 있다. 사진=미션힐스 제공

[하이커우(중국 하이난)=아시아경제 손은정 기자] '박인비 vs 유소연'.

유소연(25)이 8언더파의 폭풍 샷을 앞세워 '복병'으로 등장했다. 바로 박인비(27ㆍKB금융그룹)가 타이틀방어에 나선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 월드레이디스챔피언십(총상금 60만 달러) 3라운드다. 14일(한국시간) 중국 하이난 하이커우 미션힐스 블랙스톤코스(파73ㆍ6420야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7개, 보기 1개를 묶어 단숨에 2위(9언더파 210타)로 도약했다. 박인비가 2언더파로 주춤했지만 아직은 1타 차 선두(10언더파 209타)를 지키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은 유소연의 플레이가 더 화려했다. 첫 2개 홀에서 버디-이글로 순식간에 3타를 줄이는 등 전반에만 6타를 줄였다. 12번홀(파5)에서 유일한 보기를 범했지만 남은 6개 홀에서 버디 3개를 더하는 막판 집중력을 가미했다. "1, 2라운드에서 다소 불안했던 퍼트가 오늘은 원하는대로 들어갔다"며 만족했다. 박인비는 반면 버디 5개와 보기 3개의 평범한 플레이를 펼쳤다.

유소연이 박인비의 대회 2연패와 2주 연속 우승이라는 '두 마리 토끼사냥'을 저지할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떠오른 셈이다. 두 선수 모두 한국낭자군을 이끌고 있는 친한 언니, 동생 사이다. 같은 매니지먼트사 소속으로 투어 일정 등을 비슷하게 조정할 뿐만 아니라 대회장에서도 늘 붙어 다닌다. 지난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인터내셔널크라운에서는 찰떡궁합을 과시하며 한국팀을 공동 3위에 올리는 공을 세웠다.

유소연은 "언니로부터 배우는 게 많다"며 "어려운 상황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강한 멘탈이 가장 부럽다"고 했다. 박인비는 "유소연은 1대1 매치 상황에 특히 강하다"며 "스나이퍼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승부욕이 큰 선수라 마지막날 쉽지 않은 상대를 만나게 됐다"고 각오를 새롭게 했다.

라이벌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이 6언더파를 몰아치며 선두와 2타 차 공동 3위(7언더파 212타)로 올라서 기회를 엿보고 있다. 2013년 이 대회에서 박인비를 제치고 챔프에 등극했고, 지난해에는 박인비에서 우승컵을 상납해 다시 '설욕전'을 노리고 있는 시점이다. '중국의 기대주' 린시위가 공동 3위에 합류해 현장에서는 중국인들의 뜨거운 응원이 쏟아지고 있다.


손은정 기자 ej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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