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밀입국을 위해 탑승권을 바꿔치기 한 일당이 대한항공 항공기에서 붙잡혔다.

대한항공은 이들이 항공권을 바꿔치기해 항공기에 오른 상태로 이륙했지만, 이들의 짐이 없었다는 점에서 회항하지 않고 목적지까지 운항했다.

대한항공은 밀입국을 주선하는 범죄단체가 인천공항에서 일부 노선에 대해서만 탑승구 앞에서 여권과 탑승권을 대조하는 특성을 교묘히 악용해 탑승권을 바꿔치기해 밀입국하려던 것을 적발했다고 19일 밝혔다.

지난 16일 인천발 밴쿠버행 항공편(KE071)에 탑승 예정이던 한국인 승객 2명이 인천발 방콕행 항공편(KE659)에 탑승하기로 된 중국인 승객 2명과 탑승권을 바꿔치기한 후 방콕행 항공편에 탑승했다.

중국인 승객 2명은 바꿔치기한 탑승권으로 인천발 밴쿠버행 KE071편에 탑승하려다, 여권과 탑승권을 함께 검사하는 절차를 보고 탑승 포기했다.

중국인 승객 2명은 탑승 포기 후 인천발 방콕행 탑승권을 분실했다고 대한항공 환승카운터에 알렸다. 직원은 이미 오후 10시46분께 출발한 방콕행 항공편을 확인했으나 시스템상 이들은 이미 탑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발 방콕행 탑승구 앞에서는 여권과 탑승권 대조 절차를 진행하지 않는다.

해당 항공편의 기장은 통신 후 기내에 탑승권을 바꿔치기한 승객이 탑승한 것을 확인하고 기내에서 신병 확보한 뒤 여권을 회수했다. 중국인 승객들의 탑승권으로 항공기에 오른 한국인 2명의 기내에서 잡은 셈이다.

대한항공은 당시 KE659편 항공기가 이미 운항 3시간여가 지난 시점이며 수하물이 없는 승객들임을 감안해, 유관기관과 협의 후 운항 지속 결정했다고 밝혔다.

탑승권을 바꿔친 인물들의 신병이 확보됐으며 테러 위협 등 기내 안전에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 아니었기에 운항을 지속했다는 뜻이다.

이후 해당 한국인 승객 2명은 방콕발 인천행(KE660) 항공편을 이용해 17일 오후 한국으로 압송됐다. 이들은 중국인 승객 2명과 함께 법무부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대한항공 측은 "밀입국을 주선하는 범죄단체가 인천공항에서 일부 노선에 대해서만 탑승구 앞에서 여권과 탑승권을 대조하는 특성을 교묘히 악용한 사례로 판단된다"며 "대한항공은 18일부로 국제선을 운항하는 국내외 전 공항에서 모든 노선의 탑승구 앞에서 여권/탑승권 대조검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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