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북한의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2차대전 승전 70주년 행사에 초대한 것은 서방을 골탕 먹이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CNN방송은 푸틴 대통령이 오는 5월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승전행사에 김정은 위원장을 초대한 것은 서구에 대한 화풀이성에 가깝다고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서방의 자국 제재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군사훈련 등에 대한 보복 차원이라는 것이다.

물론 러시아가 북한과의 유대관계 강화로 아시아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거나 송유관 경로 확보 등 경제적인 이점을 노릴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북한과의 협력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득은 미미한 수준이며 그보다는 미국 등 서구권 국가에 대한 '원한'이 앞섰을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이 핵무기 개발, 인권 문제로 북한을 고립시키려는 상황에서 푸틴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을 국가행사에 초청하면서 김 위원장의 위상을 중국이나 그리스 등 다른 국가 지도자들과 동급으로 승격시켰다. 이것은 미국의 대북 정책을 무력화하려는 시도라고 CNN은 지적했다.
　
주한 미국 대사를 역임했던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차관보는 "미국과 마찬가지로 러시아도 북한에 별다른 열의는 없다고 본다"며 "푸틴의 김정은 초대는 우리의 눈을 찌르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허드슨연구소의 리처드 베이츠 박사는 "푸틴이 이번 승전행사를 통해 자신이 국제사회의 중요한 지도자라는 것을 과시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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