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 현대기아차가 미국 시장 진출 29년만에 1500만대 판매라는 새 역사를 썼다. 미국 주력 차종인 LF쏘나타를 기준으로 1500만대를 일렬로 세우면 지구를 1.73바퀴나 돌 수 있는 거리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1986년 미국에 진출한 이후 올해 2월 말 기준 총 1500만7425대를 판매했다. 브랜드별로는 현대차가 1986년 엑셀 수출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948만6714대를 팔았고 기아차는 1994년 세피아를 처음 선적한 이후 552만711대를 판매했다.

가장 많이 팔린 차종은 쏘나타로 총 235만8263대가 판매됐다. 엘란트라(아반떼)는 232만1893대로 2위를 기록했고 이어 싼타페(116만8396대)가 뒤를 이었다. 2000년 단종된 엑셀(114만6962대)과 엑센트(106만2258대)도 각각 100만대 판매를 넘어서며 미국 판매 실적을 이끌었다.'

현대기아차는 이같은 성장세를 감안해 올해 미국 판매 목표를 총 141만대(현대차 76만대·기아차 65만대)로 잡았다. 판매가 순항할 경우 현대차와 기아차는 올 하반기 중으로 각각 누적 1000만대와 600만대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미국 시장 진출 이후 2011년 누적판매 1만대를 돌파하기까지는 25년이 걸린 반면 이후 불과 4년만에 1500만 고지를 넘어서며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다만 최근 미국시장이 신흥시장의 부진 속에 글로벌 업체간 경쟁이 심화하고 있는 데다 유로화 및 엔화약세, 신차 라인업 부족 등의 악재에 직면해있어 목표 달성을 낙관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최근 미국을 방문해 시장 상황을 긴급 점검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지난 24일 미국을 방문한 정 회장은 현장에서 품질 최우선을 중점 강조했다. 특히 지난해 연말 생산을 시작한 신형 쏘렌토의 양산 품질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올 하반기 생산 예정인 신형 K5와 신형 아반떼의 철저한 생산 준비 및 품질 확보를 당부했다.

현대 현대차 앨라배마공장과 기아차 조지아공장은 3교대 체제를 구축, 각각 37만대, 34만대의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는 상태로 올해는 설비 개선 및 생산 공정 합리화 등을 통해 가동률을 높여 39만대, 36만5000대를 생산할 계획이다.

정 회장은 “고객을 만족시키는 최선의 해답은 품질이다”고 단언하면서 “미국시장에서 현대기아차가 경쟁사들을 압도하는 최고 수준의 품질을 갖출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현대차는 하반기에 신형 투싼을 앞세워 SUV 시장을 공략하고 기아차는 1월 출시한 쏘렌토와 4분기 중 출시될 신형 K5 등을 내세워 점유율 확대에 나설 예정이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26일(한국시간) 기아차 멕시코 공장을 방문해 공장 건설현황을 점검했다. /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