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벤 버냉키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독일을 비난했다고 미국 온라인 경제매체 마켓워치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최근 브루킹스 연구소 웹페이지에 블로그를 개설한 버냉키 전 Fed 의장이 세 번째 글에서 독일의 막대한 무역흑자를 거론했다. 버냉키는 세계 총수요가 줄고 있는 상황에서 독일의 막대한 무역흑자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버냉키는 국제사회가 지속적으로 대규모 무역흑자를 쌓고 있는 중국을 비난하고 있지만 정작 비난받아야 할 대상은 독일이라고 꼬집었다. 중국은 무역흑자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독일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버냉키는 독일이 많은 외국인들이 구매하기를 원할 정도의 훌륭한 제품을 만든다는 점을 인정했다. 하지만 다른 국가들도 훌륭한 제품을 만들지만 독일처럼 대규모 흑자를 만들어내지는 못 한다고 꼬집었다.

버냉키는 독일이 막대한 흑자 규모를 감안하면 유로가 너무 약하다고 지적했다. 유로 약세가 독일의 막대한 무역흑자에 기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버냉키는 유로 약세가 독일 잘못 때문은 아니라고 밝혔다. 하지만 독일 수출에 도움이 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버냉키는 독일이 정작 잘못하고 있는 것은 대규모 무역흑자에도 재정긴축을 강조해 내수를 짓누르고 있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해외에서 상품을 팔아 많은 돈을 벌면 그만큼 해외 상품도 구매해 세계 무역균형에 기여를 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버냉키 의장은 독일 정부가 해야 할 것이 세 가지 있다고 주장했다. 공공 인프라 건설에 대한 투자, 독일 근로자의 임금 인상, 민간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세금 공제와 같은 개혁 조치가 그것이다.

버냉키는 독일이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 정책을 지지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도 비난했다. 그는 양적완화로 인해 유로가 약세를 보이고 이는 독일의 무역흑자를 더 키울 수 있는 배경이 된다는 점을 인정했다. 하지만 두 가지 측면에서 독일의 무역흑자 확대 요인이 상쇄된다며 유로존의 물가가 높아진다는 점과 경제 활동이 살아난다는 점을 꼽았다. 양적완화가 결국 수요를 늘릴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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