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대우조선해양 대주주인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 사장 후보에 정성립 STX조선해양 대표이사를 추천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최악은 아니"라면서도 "평가하기에는 아직 섣부르다"며 조심스러워 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노동조합은 긴급 지도부 회의를 열고 조만간 입장을 정리하기로 했다.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 후보자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지난달 말 임기가 끝난 고재호 현 대우조선해양 사장 후임으로 정성립 STX조선해양 대표이사를 추천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이번 주 중 이사회를 열고 다음 달 말 임시 주주총회에 신임 대표이사 선임 안건을 부의할 예정이다.

정성립 후보는 경기고, 서울대 조선공학과를 졸업했으며 산업은행을 거쳐 1981년부터 대우조선에서 근무했다. 2001~2006년 대우조선해양의 전신인 대우조선공업 대표를 역임하기도 했다. 2013년 12월부터 STX조선해양 대표를 맡고 있다.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의 기업문화를 잘 이해하고 있을 뿐 아니라 경영혁신 및 조직쇄신 의지를 가지고 대우조선해양의 체질개선을 할 수 있는 전문경영인"이라며 추천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추천에 대해 대우조선해양 내부에서는 "정치권 낙하산 등 최악은 면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다만 회사 및 조직원들의 상황을 이해하고 함께 갈 인물인지는 좀 더 두고 봐야한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조선업계에서는 '영업통'으로 유명했다"며 "조선업계 전문가로서 득이 될지, 오히려 실이 될지는 아직 판단하기 애매하다"고 말했다.

노조를 포함해 대우조선해양 직원들은 새로운 대표 선임으로 노사 간 관계가 흔들리는 것을 가장 걱정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과 같이 구조조정 등 변수가 발생하거나 조만간 있을 임금협상에서도 불리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우려다.

노조는 '낙하산 사장 선임'이 이뤄질 경우 파업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여러 번 밝힌 바 있다. 지난달에는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권은 물론, 조선업계 외부 인사도 반대한다"며 구체적으로 정성립 후보자의 이름을 거론하기도 했다. 노조는 조만간 긴급 회의를 열고 새로 추천된 정성립 후보에 대한 입장을 정리할 계획이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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