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신뢰 이뤄지지 않았다고 판단…정동영 지지 안 해"
노동당, 정동영과 후보단일화 막판 논의…"상황 좋지 않다"

[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을 제외한 범(凡)야권인 정의당, 노동당, 국민모임, 노동정치연대의 '4·29 재보궐선거' 연대가 결렬됐다. 야권 재편을 외치며 야심차게 후보단일화 논의를 시작했지만, 정동영 전 의원의 갑작스런 서울 관악을 보궐선거 출마와 정당·후보의 낮은 인지도 등으로 구심점을 찾지 못했다. 이에 야권 성향 후보 난립이 현실화됐다.

정의당은 9일 범야권 후보단일화 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김종민 정의당 대변인은 "후보단일화를 추진할 만큼 신뢰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판단했다"면서 "이번 재보궐선거에서 진보진영 4자 간 후보단일화를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4자 간 선거공동대응을 제안했던 관악을 이동영 정의당 예비후보의 후보등록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노동당은 후보등록 마지막 날인 10일 서울 관악을 예비후보로 활동하고 있는 나경채 대표와 정동영 국민모임 후보와의 단일화 여부를 막판 논의 중이다. 노동당 관계자는 "정동영 후보와 단일화에 대해 당 내 여러 의견이 분분하다"면서 "오후까지 논의를 해봐야 알겠지만 현재까지는 분위기가 좋지 않다"고 전했다.

범야권 단일화 논의가 결렬된 데는 정동영 후보의 출마가 큰 영향을 미쳤다는 후문이다. 야권의 한 관계자는 "진보 진영 내에서 정 후보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는 게 사실"이라며 "당초 후보로 직접 뛰지 않고 인재영입위원장으로 야권 재편을 돕겠다고 해서 환영했지만 갑작스럽게 직접 출마를 선언해 상황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앞서 범야권은 지난 2월부터 이번 재보선에서 공동연대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후보단일화를 위해 4자 간 정무협의회를 정례적으로 열기도 했다. 지난달 국민모임의 창당발기인대회에는 정의당과 노동당 지도부도 참석, 연대 방침을 재확인했다. 천호선 정의당 대표는 연대사에서 "가능하면 함께 같은 꿈을 꾸는 같은 팀이 되길 기대한다"며 "용기있게 함께 풀어가자고 제안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야권연대 결렬로 서울 관악을에는 새누리당 오신환, 새정치연합 정태호, 국민모임 정동영 후보 등 7명이 경쟁한다. 광주 서 을에선 새누리당 정승, 새정치연합 조영택, 무소속 천정배, 정의당 강은미 후보 등 5명이 선거전에 나선다. 인천서·강화을에는 새누리당 안상수, 새정치연합 신동근, 정의당 박종현 후보가 뛴다. 성남 중원은 새누리당 신상진, 새정치연합 정환석, 무소속 김미희 후보 등이 표심잡기에 나섰다.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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