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춘. 사진=아시아경제 DB

[아시아경제 온라인이슈팀]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에 거론돼 금품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돌연 일본으로 출국했다. 이번 사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속도를 내고 있는 상황이어서 김 전 실장의 출국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전 비서실장은 19일 낮 12시35분 김포공항에서 출발하는 비행기 편으로 일본 하네다 공항으로 부인과 함께 출국했다.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20일 국회 법제사법위 전체회의에서 "(성완종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8명 중 1명이 어제 출국해 현재 갖고 있는 휴대전화가 해외로밍 돼 있다는 제보가 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 와중에 상당한 위치에 있는 분이 출국했다면 더 큰 국민적 의혹을 살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전화기가 해외로밍 돼 있다면 이는 (출국한 것이) 확실하기 때문에 어떤 분이 어떤 경로로 출국한 것인지 자료로 제출해달라"고 법무부에 요청했다.

이와 관련해 복수의 당 관계자는 김 전 실장이 부부동반으로 일본으로 출국했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황교안 법무장관은 "출국금지 관련은 개인 신상 문제이기 때문에 외부적으로 자료를 말씀드릴 수 없다"며 "다만 필요한 조치를 필요한 때에 정확하게 하겠다"고 전했다.

앞서 9일 성 전 회장은 스스로 목숨을 끊기 직전 나눈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김 전 실장에게 2009년 9월 박근혜 대통령의 독일 방문을 앞두고 미화 10만달러를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 전 실장은 "비서실장이 된 다음엔 성 전 회장을 만난 적이 없다"고 밝혔지만 이후 "기억을 되살려 보니 2013년 11월6일 오후 6시30분에 성완종 전 회장을 비롯해 이인제 새누리당 의원 등 충청도 의원 5명과 저녁을 먹었다"고 주장을 번복했다.

김 전 실장은 금품수수 의혹에 대해서는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김 전 실장은 "맹세코 돈을 받지 않았다. 공직이든 국회의원이든 있으면서 거금을 주면 겁나서 받지 못한다. 덜렁덜렁 받는 간 큰 남자가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김 전 실장 측 관계자는 "오래 전에 잡혀있던 개인적인 일정으로 출국한 것이며 오늘 오후 귀국할 계획인 것으로 안다"고 도피 출국 의혹을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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