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글로벌 기업인 BNP파리바그룹이 운영하는 한국 내 법인 BNP파리바카디프손해보험이 직원 정리해고 논란으로 홍역을 앓고 있다. BNP파리바카디프손보 노동조합은 회사가 갖고 있는 종합손보사 자격을 박탈해달라고 금융위원회에 요청하면서 양측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BNP파리바카디프손보는 지난달 1일 보상팀 직원 11명에 대해 정리해고 절차를 진행중이다. 직원들은 내달 20일까지 회사를 떠나야 할 처지다. BNP파리바카디프손보 노조 관계자는 "일방적으로 자동차보험 영업을 중지해 발생한 적자경영의 책임을 직원들에게 떠넘기고 있다"며 "외국계 자본의 횡포에 대해 국제사무직노조연합에 고소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BNP파리바그룹은 세계 20위권 종합금융회사로 프랑스 최대 은행 그룹이다. 한국에는 BNP파리바카디프손보와 BNP파리바카디프생명보험을 운영하고 있다. BNP파리바그룹은 글로벌 손보사인 에르고다음다이렉트를 인수해 지난해 9월 BNP파리바카디프손보를 출범시켰다. 자동차보험과 일반보험 등을 모두 판매할 수 있는 종합손보사다.

BNP파리바카디프손보는 매년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2013년 당기순손실 94억5800만원, 지난해 순손실 139억6700만원을 올렸다. 자동차보험 영업을 중단해 매출이 감소하면서 보유계약도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경영이 악화되면서 생존을 위한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직원 60여명 가운데 약 20%에 달하는 11명을 해고하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노조는 자동차보험을 인가받고도 영업을 중단해 경영에 손실을 초래해 놓고 직원을 해고한 것은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이날 오후 서울 중구 소재 금융위원회 앞에서 규탄 집회도 열 예정이다.

노조 관계자는 "일방적인 보험계약 거절은 자동차손해보장법을 위반한 것이고 금융위 승인신청 없이 직원을 정리해고하는 것은 보험업감독규정을 어기는 행동"이라며 "종합손보사 라이센스를 받아 놓고 편법적으로 영업을 하는 보험영업허가권 편취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BNP파리바카디프측은 회사의 존립 위기에서 살아남기 위한 결정이라는 입장이다.

노조는 자동차보험 영업을 중단했으면 당연히 종합손보사 자격도 박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회사측이 보험업법상 종합손보사 라이센스 반납에 대한 규정이 없는 허점을 악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보험업법과 감독규정 위반 여부 등 자세한 내용을 살펴보고 있다"며 "종합손보사 자격을 박탈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대섭 기자 joas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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