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올해 코스닥 상장사의 단기차입규모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코스닥 상장사가 공시한 '단기차입증가' 공시는 18건, '단기차입감소' 공시는 3건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단기차입감소 공시 건수는 동일하지만 증가 공시는 5건 늘었다. 특히 단기차입금 자체가 전년대비 크게 늘었다. 올해 코스닥 상장사의 단기차입금은 2897억원으로 지난해 817억원 대비 255% 증가했다.
　
단기차입금은 1년 미만으로 빌려 쓰는 빚으로 회사 재무상황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장기차입금 대비 상환 시간이 짧기 때문에 단기차입금이 많다는 것은 유동성 위기에 노출됐다는 의미다. 일반인들이 신용카드 돌려막기를 하듯 기업도 유상증자나 단기차입으로 부채 돌려막기를 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휴대폰 케이스 제조업체 우전앤한단은 지난 2월4일 경영권 인수 예정자인 아바쿠스파트너스로부터 300억원을 단기차입했다. 이는 2013년 연결 재무제표 기준 자기자본(1826억원)의 16.4%에 달하는 규모로 교환사채(EB) 상환이 목적이었다. 우전앤한단의 지난해 유동부채는 2332억 원으로 직전해 대비 약 500억원이 늘었으며 유동비율은 59%로 절반가량 떨어졌다. 유동비율은 기업의 상환능력을 가늠하는 지표로 일반적으로 200%를 넘겨야 안전한 수준이다. 우전앤한단은 지난달 27일 과도한 부채를 이유로 회계감사인으로부터 감사의견 거절을 통보받아 현재 상장폐지 위기에 놓여 있다. 단기차입금증가 공시 이후 현재까지 주가는 33% 폭락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단기차입금 자체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기업별로 차입 목적이 다르고 동일한 목적이라도 주가 다르게 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제이와이피엔터테인먼트(JYP Ent.)는 지난달 31일 부채상환과 운영자금 마련 목적으로 150억원을 단기차입했다. 그러나 이 소식이 알려진 직후 주가는 오히려 4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JYP Ent의 주가는 전날 종가기준 6000원으로 단기차입증가 공시 이후 현재까지 오히려 20% 증가했다.
　
김홍식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단기차입금액이 높다고 하더라도 기업의 유동성이 좋거나 펀더멘털이 나쁘지 않으면 차입액에 대한 금리가 높다고 하더라도 주가는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며 "기업의 실적이나 업황 등이 주가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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