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중국의 지난 1분기 경제성장률이 6년만의 최저치인 7%를 기록했지만, 이마저도 부풀려진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하락폭이 너무 완만하고 통계 과정이 불투명하다는 이유에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6일(현지시간) 경제전문가들 사이에 이같은 중국의 통계 신뢰성에 대한 의심이 높아져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시티그룹은 중국의 1분기 실제 경제성장률은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7%가 아닌 6% 이하일 것이라고 밝히며 "성장(률)이 과장됐다"고 결론을 맺었다. 금융컨설팅 회사인 캐피탈이코노믹스는 4.9%를, 미국 비영리 민간 경제조사단체인 컨퍼런스보드는 4%를, 영국의 독립리서치 기관인 롬바드스트리트리서치는 3.8%를 중국의 1분기 성장률로 제시했다.

이들이 입을 모아 당국의 발표에 미달하는 추정을 제기하는 데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경제성장 수치가 너무 완만하게 하락한다는 점이다. 미국이나 다른 국가들도 급격한 변화를 보이는 경우가 있는데 중국은 그렇지 않다는 주장이다. 중국 통계당국이 어떻게 인플레율이나 성장률을 집계하는지 중국 외부에서는 전혀 알 수 없다는 점도 이같은 의심에 불을 붙이고 있다.

GDP에 비해 비교적 조작하기 힘든 수치로 여겨지는 산업생산과 GDP간의 현격한 차이도 지적된다. 지난 3월 중국의 산업생산은 5.6% 성장하는 데 그쳤다. 2008년 이후 최저치다. WSJ은 이밖에도 전력소비, 기업투자와 부동산 투자, 산업실적 등 각종 지표가 모두 악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GDP가 조작됐다는 의혹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07년 당시 랴오닝성 당서기였던 리커창(李克强) 현 중국 총리는 "중국의 GDP 지표는 인위적으로 조작이 가능해 믿을 수 없다"고 말한 것이 2010년 폭로사이트 위키리크스를 통해 밝혀지기도 했다.

카스텐 홀츠 홍콩과기대 교수는 1분기 성장률에 대해 "공산당 간부가 이끄는 통계당국이 정치적인 이유로 7%를 맞추기 위해 성장 수치를 손보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며 "7% 성장치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선 안된다"고 설명했다.

이런 왜곡은 데이터 수집의 문제라는 분석도 나온다. WSJ은 인도 등 다른 개발도상국도 정확한 데이터를 수집하는 데 문제를 겪고 있으며, 중국이 유독 수치 왜곡으로 주목받는 것은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중요성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니콜라스 라르디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지방정부가 수치를 과장하는 문제가 근절되기는 어렵지만, 과거보다는 크게 나아졌다"고 밝혔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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