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인이 서울시의 지원을 받아 운영 중인 가로가판대(사진=서울시)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 젊은시절 공장에서 힘들게 번 돈으로 창업을 꿈꾸던 정모(43·여)씨. 그는 사기를 당해 빚더미에 앉게되면서 창업의 꿈을 뒤로 하고 노숙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열린여성센터'를 통해 자립을 성공하면서 새로운 꿈을 갖게 됐다. 정씨는 "이 한평 반 남짓한 가게가 나에게는 꿈과 희망"이라며 "장사가 잘 되면 나 처럼 노숙위기에 처한 사람을 돕고 싶다는 새로운 꿈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전국 최초로 노숙인들의 자활(自活)을 돕기 위해 창업지원에 나선다.

서울시는 자활의지를 갖고 노숙생활을 벗어나려는 노숙인들에게 올해 전국 최초로 가로 가판대, 구두박스 등 보도상 영업시설물 50곳의 창업을 지원한다고 28일 밝혔다.

앞서 시는 2013년8월 노숙인들이 가로가판대, 구두박스 등을 운영할 수 있도록 '보도상 영업시설물 관리 등에 관한 조례'를 개정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시는 가로가판대, 구두박스 8개소를 시범운용한 뒤 올해까지 총 50개소를 노숙인들에게 지원할 예정이다.

시는 시내 2000여곳에 달하는 보도상 영업시설물 중 개인사정 등으로 폐업예정인 매장을 노숙인과 매칭시키는 형태로 이번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500만원 내외의 개인투자비용(도로점용료, 시설대부료, 판매물품 비용 등)은 기업·개인의 기부를 연계해 마련할 방침이다.

지원대상은 시설을 이용 중인 노숙인으로, 시설장의 추천을 받은 후 서류심사(자기소개서, 저축액, 근로활동기간)를 거쳐 선정된다. 지원기간은 총 6년이다.

한편 시는 노숙인들의 자활을 돕기 위해 '지속가능한 일자리'를 찾는데 주안점을 둘 예정이다. 이를 위해 빅이슈코리아(잡지판매), 두바퀴(폐자전거 수리·판매) 등의 다양한 사회적 기업들이 창출 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강종필 시 복지건강본부장은 "단손 노무에서부터 창업까지 다양하면서도 지속가능한 일자리를 발굴해 지원토록 하겠다"며 "민간 기업들도 노숙인들이 지속적으로 참여 할 수 있는 일자리에 많은 관심을 가져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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