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정부가 6일 국무회의를 열어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을 최종 처리한 가운데, 박원순 서울시장이 회의 참석자 중 유일하게 반대 목소리를 높여 관심을 모았다.

박 시장은 6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최경환 경제부총리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이날 회의 안건 중 하나인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안에 대해 "아직 피해자 가족을 비롯한 국민의 우려가 불식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박 시장은 국무회의의 정식 멤버는 아니지만 배석자로 참석해 사전 조율을 거쳐 특정 안건에 대해 의견을 표시할 수는 있다.

박 시장은 이 자리에서 특히 진상조사가 파견 공무원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점, 특별조사위원회 소위원회가 지휘권을 행사하기 어려운 점, 시행령이 세월호 참사 관련으로만 한정돼 특별법이 추구하는 안전한 사회를 건설하는 목적을 제대로 담고 있지 못한 점을 지적했다.

박 시장은 "더불어 직접적 이해 당사자인 특조위와 충분한 협의가 부족했던 점 또한 우려를 더한다"고 덧붙였다.

박 시장은 그러면서 "정부는 기왕에 시행령을 제정하는 데 있어 피해자 가족들의 요구를 충분히 수렴하고, 이를 전향적으로 반영하는 게 특별법의 입법 취지에도 부합하며 참사의 쓰라린 경험을 치유하는 데 더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이 확정·공포됨에 따라 세월호참사진상조사특별위원회가 공식 출범하게 됐다.

정부는 지난해 특별법이 통과된 후 조사특위를 구성했지만 공무원 파견 규모 및 업무·조직 장악 여부, 조사 대상 및 업무 범위 등을 놓고 논란을 빚어왔다.

결국 지난달 말 해양수산부가 내놓은 수정안이 이날 최종 확정됐다. 해수부안은 특조위의 기획조정실장을 행정지원실장으로, 담당 업무를 기획ㆍ조정에서 협의ㆍ조정으로 수정해 공무원 업무·조직 장악 논란을 누그러뜨리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원안에서는 기조실장에 해수부 공무원을 파견하고, 특조위 업무를 기획ㆍ조정하도록 해 해수부가 특조위를 통제하려는 게 아니냐는 논란이 제기됐었다. 또 특조위 내 민간인과 파견 공무원의 비율을 다소 줄였고, 해수부에서 9명, 국민안전처에서 8명씩 파견하려던 공무원 수를 각각 4명으로 축소했다.

하지만 유가족과 이석태 특조위원장 등은 정부의 수정안이 일부 표현만 완화됐을 뿐 변한 게 없다며 여전히 반발하고 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