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이 회사자금을 횡령해 원정도박을 벌인 혐의로 결국 구속됐다. 25년 만에 다시 도박으로 구치소 신세를 지게된 것이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이승규 영장전담판사는 7일 "보완수사를 거쳐 검찰이 추가로 제출한 자료까지 종합해 볼 때 범죄 혐의에 대해 상당한 소명이 이뤄졌고 구체적인 증거인멸 정황이 새롭게 확인됐다"며 구속영장 발부 이유를 밝혔다.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사진=아시아경제DB

장 회장은 2005년부터 올해 3월까지 회삿돈 210억여원을 빼돌리고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상습적으로 도박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회삿돈은 거래대금을 부풀리고 허위직원 등재로 급여를 빼돌리는 등의 수법이 동원됐다. 도박판에 쓰인 판돈 800만 달러(약 86억원) 중 절반가량은 횡령한 회삿돈인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자신이 가진 부실계열사 지분을 우량계열사에 팔고 다른 계열사의 이익배당을 포기하도록 하는 수법으로 100억원대 배당금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구속영장이 한 차례 기각된 후 보강수사를 펼쳤고 12억원 횡령과 6억원대 배임수재 혐의를 추가해 영장을 재청구했다. 기존 상습도박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ㆍ배임ㆍ재산국외도피 혐의에 구매 자료를 남기지 않고 철강 공정 부산물을 거래하는 방식으로 12억원을 횡령한 혐의와 철강 대리점 업주로부터 고급 외제 승용차와 골프 회원권을 받은 혐의가 추가됐다.

장 회장이 도박으로 구속된 것은 이번이 두번째다. 1990년 마카오 카지노에서 상습 도박을 벌인 혐의로 구속 기소돼 실형을 산 적이 있다. 재계 총수 중에는 도박으로 구속된 첫 사례가 됐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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