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홍유라 기자] "정부는 마술사가 아니다"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의 국민연금 '명목소득대체율 50% 인상'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단박에 드러나는 발언이었다. 문 장관은 11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국민연금 관련 현안보고'에 참석해 이와 같이 말하며 야당의 공세에 맞섰다.

문 장관은 "정부가 마술사도 아니고 국민연금 급여를 올린다면 재원 조달 대책이 있어야 한다"며 새정치민주연합의 1% 인상론에 반대했다. 그간 새정치연합에선 "복지부의 자료를 인용해 국민연금 보험료를 1%포인트만 올려도 소득대체율 40%에서 50%로 인상할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문 장관은 "명목소득대체율을 10%포인트 올리려면 보험료율을 3∼4%포인트 올려야 한다는 게 계산 원칙"이라며 "1%포인트만 올려도 50%까지 올릴 수 있다는 것은 2060년 연금고갈을 전제로 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복지위에선 정부를 대표하는 문 장관과 정부에 반대하는 야당 의원들의 날선 공방이 이어졌다. 이에 따른 수위 높은 발언도 쏟아졌다. 문 장관의 '마술사' 발언을 비롯해 김성주 새정치연합 의원의 '괴담', 안철수 의원의 '평론가' 등 국민연금을 둘러싼 정부와 정치권을 빗대는 각양각색의 단어와 문장이 등장했다.

복지위의 야당 간사인 김 의원은 "괴담의 유포자가 정부와 청와대"라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내가 낸 보험료를 나중에 받지 못한다는 기금 고갈 괴담, 명목소득대체율 올려 내 노후를 보장받자고 하는 주장에 대해 보험료를 2배로 올려야 한다는 보험료 폭탄 괴담, 그렇게 하려고 하면 세금 폭탄을 맞아야 한다는 세금 폭탄 괴담이 있다"고 언급했다. 청와대와 정부의 태도를 향한 비난 종합세트인 셈이다.

안철수 의원도 이에 가세해 대통령을 평론가에 비유하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안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은 지금 대통령이 아니라 평론가처럼 행동하고 있다"면서 "강 건너 불구경하는 자세로 일관할 뿐 아니라 (여당에) 지침을 내려 공론화를 막고 문제 해결을 더 어렵게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홍유라 기자 vand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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