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한국에서는 장애인이 일반 버스타기도 힘들었는데 일본에선 휠체어를 타고 2층 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니 신기했다"

최근 국내의 장애인단체 관계자가 일본에 가서 실제로 겪은 일이다. 2000년대 이후 관광객 유치 차원에서 각 도시마다 관광용 시티투어버스를 앞다퉈 도입하고 있는데, 장애인을 위한 편의시설을 갖추지 않아 이용하기가 사실상 힘들다는 것이다.

12일 한국장애인단체총맹에 따르면, 현재 2층 시티투어버스를 운행 중인 지자체는 서울, 부산, 대구, 울산 4개의 지역인데, 이 중 휠체어 장애인이 2층까지 이용할 수 있는 편의시설을 갖춘 지역은 한곳도 없다. 대구에서 운행하는 2층 시티투어버스만이 1층만 이용이 가능하였고 그 외의 지역은 버스의 1층도 이용할 수 없다.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에는 이동 및 교통수단 등에서의 차별금지를 정하고 있다. 2012년 국가인권위원회는 시티투어버스에 휠체어 리프트 미설치는 장애인 차별이라고 판단해 개선을 권고했었다. 하지만 현재까지도 휠체어장애인이 이용할 수 있는 2층 시티투어버스는 한 대도 없다.

반면 일본 후쿠오카의 2층 시티투어버스는 휠체어 탑승설비가 갖춰져 있어 휠체어 장애인이 2층까지 이용할 수 있다. 총 두 대의 휠체어리프트를 사용하여 1,2층 모두 장애인이 접근가능하며, 2층의 경우 평상시에는 좌석을 놓고 사용하다가 휠체어 사용자가 방문하면 좌석을 밀고 휠체어석을 확보하는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장애인단체 실무책임자로 구성된 '장애인제도개선솔루션'은 최근 시티투어버스에 휠체어리프트 설치하여 줄 것을 문화체육관광부와 17개 시·도에 건의했다.

신동일 한국장애인문화협회 사무총장은 "장애인도 관광과 문화를 향유할 권리를 가지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이제 유엔장애인권리위원회 의장국이자 제3차 아태장애인 주도국으로 국제교류가 증대해 외국 장애인들의 방문이 늘어날 것을 기대된다. 우리나라에서도 장애인에게 시티투어버스를 이용할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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