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조선업계 불황과 겹쳐 어려움에 빠진 조선기자재업계에 희소식이 날아왔다. 덴마크 해운업계가 한국산 조선기자재의 구매에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14일 코트라 코멘하겐무역관은 "덴마크 해운업계에서는 원가절감을 위해 중간상 없이 조선기자재를 생산하는 업체와 직거래하려는 움직임이 확대되고 있다"면서 "국내 조선기자재 업계에 절호의 기회"라고 전했다.

실제로 울트라쉽(Ultraship) 구매 담당자는 한국산 기자재에 대해 가격과 품질이 모두 뛰어나다고 평가하며, 한국산 소싱 확대에 관심을 표명했다고 무역관은 덧붙였다. 울트라쉽은 남미 최대 선주업체로 본사는 칠레에 있으나 구매전담 법인은 덴마크에 있다.

무역관은 특히 친환경선박 기자재 분야에서 우리 기업의 납품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하고 ▲온실가스 배출규제 협약 ▲ 선박재활용 협약 ▲선박 평형수 관리 협약 등 국제해사기구가 추진하는 각종 환경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덴마크 해운업계는 친환경선박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국내 한 황산화물 방출 저감장치 제조업체는 대형 페리 운항사와 500만달러의 납품계약을 체결했다.

덴마크는 바이킹의 후예답게 머스크,톰, DFDS 등 세계 최고의 해운업체가 밀집해 있다. 2014년 11월 기준 전 세계 상선을 타입별, 그룹 오너(선주) 국적별로 살펴보면 덴마크는 컨테이너 부문에서 단연 1위다. 덴마크는 2010년 이후 매년 평균 40척 규모를 발주한다. 2009년 이전에는 연평균 발주규모가 150척에 육박했으나 경제위기 이후 축소됐다.

2012년 덴마크 내 마지막 대형 조선소 폐업 이후, 대형 신규 선박 오더를 거의 전량 외국기업에 발주하는 추세인데, 우리나라는 최대 수혜국으로 굳건히 자리매김하고 있다. 대형 컨테이너선 시장은 운임 경쟁이 매우 치열하기 때문에 친환경선박 위주로 발주되는데, 우리나라 조선소가 이 부분의 경쟁을 주도하는 상황이다.

해운업체(선주)는 선박 발주시 기자재 리스트를 조선사에 제공해 해당 기자재 사용을 의무화하고 있다. 신조선의 경우 선주가 원하는 리스트를 조선소에 넘겨주면 조선소가 보유한 리스트와 종합검토를 거쳐 조선소 내 리스트에 신규로 등재(납품계약은 기자재 생산업체와 조선소 간 체결)한다. A/S 부품의 경우 선주와 조선기자재 생산업체와 체결을 통해 선주가 원하는 국가로 생산업체가 제품 수출을 통해 선박 유지보수를 지원한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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