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조계종 초무원장 자승 스님은 25일 "세월호가 남긴 상처가 아직 채 아물지 못하고 있다"며 "시간이 더 늦기 전에 '생명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사회'를 향한 노력을 아끼지 말자"고 말했다.

자승스님은 이날 불기 2559년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열린 봉축법요식에서 "큰 슬픔에 처한 네팔 국민을 위해 온 마음과 정성을 모으자"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조계사를 비롯한 전국 2만여개 사찰에서는 봉축법요식이 봉행됐다. 조계사에서 열린 법요식에는 종정 진제스님과 총무원장 자승스님 등 조계종의 종단대표자와 함게 박원순 서울시장,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 등 정·관계 인사 등과 함께 불자 1만여명이 참석했다.

특히 '이웃과 함께하는 법요식'으로 열리는 이번 봉행식에는 성소수자인 김조광수 감독, 전명선 4·16가족협의회 위원장, 유흥희 금속노조 기륭전자 분회장 등도 초청됐다.

진제스님은 봉축법어를 통해 "나를 위해 등을 밝히는 이는, 어둠에 갇히고 남을 위해 등을 밝히는 이는 부처님과 보살님께 등을 올리는 것"이라며 "한반도 통일과 세계 평화를 염원하는 등을 밝혀 부처님 오시는 길을 아름다운 등으로 장엄하자"고 말했다.

자승스님도 봉축사를 통해 "올해는 광복 70주년을 맞이하는 뜻 깊은 해지만 분단으로 70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며 "스스로 하나되고자 하는 일심으로 대화와 교류를 통해 신뢰를 쌓는 일에 최선을 노력을 다하자"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봉축식에서는 4년만에 남북공동발원문도 발표됐다. 공동발원문을 발표한 조계종 중앙종회의장 성문 스님은 "남과 북 사이에 언제 전쟁이 일어날 지 모를 엄중한 정세가 조성되고 있다"며 "7·4공동성명과 6·15공동선언, 10·4선언의 실천이 곧 부처님이 가르친 '자타불이'이고 우리 민족이 화해하고 화합하는 길이며 평화와 번영으로 나아가는 길"이라고 말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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