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다 피차이 구글 수석부사장(사진:유튜브 캡처)

"구글이 모든 곳에", '구글 에브리웨어' 전략…현실 넘어 가상현실에까지
360도 찍고, 렌더링하고, 올리고, 보는 것까지 '구글 손으로'
지문인식·페이 넣은 'M'…삼성·애플과 경쟁 예고…"IoT도 안드로이드로"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이 모든 상황을 구글의 가상현실 생태계 속에서 경험할 수 있는 세상이 펼쳐진다. "구글이 모든 곳에", 구글의 '구글 에브리웨어' 전략은 현실을 넘어 가상현실(VR)에까지 손을 뻗었다. 올해 구글 연례 개발자 회의 '구글I/O 2015'를 통해 공개된 '구글이 꿈꾸는 세상'은 스마트폰과 스마트워치 등 웨어러블(착용 가능한) 기기, TV, 자동차 등 현실 세계를 연결하는 데 머물지 않았다. 구글은 가상현실 플랫폼 구축을 통해 VR 기기-3차원(3D) 영상 촬영 환경-가상현실 콘텐츠 감상 채널을 '구글월드'에 모두 흡수해 '현실과 가상현실을 넘나드는'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360도 찍고, 영상 올리고 보는 것까지 '구글 손으로'= 28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코니 센터에서 열린 구글I/O 2015에서 구글은 가상현실 플랫폼 '점프'를 공개했다. 클레이 베이버 구글 카드보드 프로덕트 매니지먼트 부사장은 "구글이 가상현실 플랫폼 점프를 내놓는다"며 "3D 영상 촬영을 위해 액션 카메라 업체 고프로와 제휴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구글의 가상현실 기기 '카드보드'와 구글 유튜브 채널, 제휴를 맺은 고프로의 360도 카메라로 찍은 가상현실 영상과 구글의 렌더링 기술이 조합되면 가상현실 시청 생태계가 한 번에 완성된다.

구글의 전략은 전 세계인들에게 아직은 익숙지 않은 가상현실 세계를 대중화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단돈 2만원에 불과한 골판지 VR 기기 카드보드를 내세웠다. 가상현실 세계가 갖춰야할 3D 콘텐츠, 콘텐츠 채널, 촬영장비, 가상현실 기기 가운데 사용자가 직접 구비해야 할 것은 가상현실 기기 뿐이다. 구글은 가상현실 기기를 카드보드 종이와 렌즈로 단순히 구성해 약 20달러(약 2만2000원)에 누구나 사용해 볼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였다.

이번 I/O에서 구글은 경쟁사인 애플의 모바일 운영체제(OS) iOS 기기들도 연동될 수 있게 카드보드를 업데이트했다. 카드보드 애플리케이션 개발자들은 안드로이드나 iOS 중 선택을 해서 개발할 수 있게 됐다. 사용자가 가지고 있는 스마트폰이 삼성폰이든 LG폰이든 아이폰이든 상관없이 가상현실 세계를 경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고프로가 제조하는 360도 VR 카메라 '어레이'도 공개됐다. 어레이는 16대의 카메라로 전방위 영상을 촬영해 이를 하나의 입체영상으로 결합하는 카메라다. 어레이로 찍은 영상은 구글이 개발한 렌더링 기술을 거쳐 유튜브에 3D 영상으로 업로드할 수 있다. 업로드된 영상은 스마트폰 상의 유튜브 앱이나 구글 카드보드를 이용해 감상할 수 있다. 어레이는 오는 7월부터 일부 유튜브 비디오 제작자들에게 공급된다.

구글을 비롯한 글로벌 정보기술(IT) 업체들은 최근 VR 생태계 선점을 위해 발벗고 나섰다. 이 시장이 스마트폰 이후 '미래 먹거리'로 충분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어서다. 페이스북은 지난해 VR 기업 오큘러스를 인수했으며 삼성전자는 지난해 가을 이후 갤럭시노트4, 갤럭시S6와 함께 사용할 수 있는 기어 VR을 선보인 바 있다. 소니, HTC 등도 VR 시장에 발을 들였다.

업계 관계자는 "구글이 수십만원 대에 이르는 오큘러스, 삼성전자 등의 VR 기기보다 덜 정교하지만 저렴한 가격으로 VR 대중화를 시도하는 것은 실생활에서 VR이 광범위하게 사용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를 통한 구글 가상현실 생태계 강화를 본격화하려는 의도"라고 짚었다.

◆지문인식·페이 넣은 'M'…폰 지배력 강화, IoT도 안드로이드로= 구글은 이날 차세대 운영체제 '안드로이드 M', 사물인터넷(IoT) 운영체제 '브릴로' 등도 공개했다.

안드로이드M에서는 모바일 간편 결제 시스템인 '안드로이드 페이'가 추가된다. 근거리 무선통신(NFC)와 호스트 카드 에뮬레이터를 이용해 결제하는 방식이다. 이미 '페이' 서비스를 발표한 삼성전자·애플 등과의 본격적인 경쟁이 예고되는 대목이다. 지문인식 기능도 운영체제 차원에서 탑재된다.

브릴로를 통해서는 IoT 시대를 대비한다. 이는 스마트 기기와 사물간 통신을 지원, 여러 기기들을 연동할 수 있는 솔루션이다. 구글은 브릴로가 안드로이드를 기반으로 해 안전하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브릴로는 올해 3분기 공개된다. 안드로이드 기기, 사물 사이를 이어주는 공통 언어인 '위브' 역시 4분기 베일을 벗는다.

이날 함께 선보인 사진·영상 무제한 저장 서비스 '구글 포토스' 역시 클라우드 업계에 미치는 파장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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