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권분립의 헌법정신을 구현할 수 있는 좋은 제도"
공무원연금 개혁 '기권'…"개인 소신에 따랐다"


[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29일 정부가 만든 시행령이 법률과 일치하지 않을 경우 국회가 수정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한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청와대가 비판하자 "헌법공부를 좀 하셔야겠다"고 맞받았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67주년 국회 개원 기념식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이 헌법을 잘 모르시는 것 같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어 "헌법을 지키고 삼권분립의 헌법정신을 구현할 수 있는 좋은 제도"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까지 권력 분립의 균형이 깨져 있는 것, 점점 더 깨져가고 있는 것을 복원할 수 있는 마지막 탈출구라 생각하고 만든 법"이라며 "위헌이라고 하는 것은 세계관의 차이"라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대통령 중심제 하에서 대통령에게 권력이 너무 집중돼 무너지고 또 효율성도 많이 사라졌다"며 "오히려 국회입법권을 이월함으로서 국가 작용에 균형이 상실될 가능성이 있고 실제로 그렇게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에 기권표를 던진 데 대해 이 원내대표는 개인의 소신이라고 거듭 밝혔다. 그는 "국민여론으로 볼 때 어쩔 수 없이 전략적으로 우리 당이 (공무원연금 개혁) 하지 않을 수 없어서 원내대표로서 그걸 지켰다"면서도 "개인으로서는 용납할 수 없어 불가피하게 기권을 찍었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민주주의 타협의 정신원리 작동돼야 하는데 이건 그게 아니라 그야말로 입법권 있다는 이유로 점령해서 빼앗는 방식으로 했다"며 "다른 나라에서도 공무원연금 개혁이 많이 이뤄졌는데 이렇게 단기간 내에 작전하듯 하지 않았다"고 싸잡아 비판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어 "우리나라는 지금 극도의 양극화가 이뤄져서 큰 대기업 집중이 심한데, 그걸 공공의 능력으로 국가의 정당성과 설득의 힘으로 양극화를 해소해 나가야 하는데 거기서 공무원은 굉장히 중요한 역할이자 일종의 진지"라면서 "그런데 나라가 공무원 사기 뺏으려 하면 누가 공무원을 하려 하겠나"고 일갈했다.

한편 김성우 청와대 홍보수석은 이날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법률 집행을 위한 정부 시행령을 국회가 좌지우지하는 듯한 개정안은 행정부의 고유 시행령 권한까지 제한하는 것으로 행정부 권한이 사실상 마비될 우려가 크다"며 "헌법상 권력분립 원칙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수석은 이어 "이것이 공무원연금개혁과 무슨 관련이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국회법 개정안을 정부에 송부하기에 앞서 (국회가 개정안을) 면밀 검토하기를 바란다"고 요구했다.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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