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기획재정부는 10일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 여파로 백화점과 대형마트, 관광·문화·여가 업계가 실제로 위축됐다고 밝혔다.

기재부는 이날 '메르스 관련 경제동향' 자료를 통해 이번 달 1일 첫 메르스 사망자가 나온 뒤 1주 간의 위축 업종 관련 속보치를 발표했다.

6월 1주 백화점 매출액은 메르스 발생 전인 5월 1~2주 평균 대비 25% 감소했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는 16.5% 줄어 업종 중 가장 타격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마트 매출액은 5월 1~2주 평균보다 7.2% 적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3.4% 감소했다.

신용카드 승인액도 5월 1~2주 평균 대비 5.5% 줄었다. 하지만 전년 동기에 비해선 15.5% 증가했다. 전년 동기 대비 상승세는 올 4월부터 사업장 등에 연금보험료 신용카드 납부가 허용된 데 따른 것이라고 기재부는 설명했다.

전반적인 소비 위축 속에서도 인터넷 상거래는 5월 초보다 3.2% 증가해 '나 홀로 호조'를 보였다.

서비스 업계의 타격도 컸다. 메르스 발생 이후 중화권을 중심으로 방한을 취소하는 외국인이 점차 증가했다.

방한 취소객 수는 5월20일부터 이달 1일 사이 총 2657명에 불과했지만, 2일에는 4367명으로 급증했다. 이후 3일 4884명, 4일 8593명, 5일 1만8297명, 6일 6865명, 8일 8813명이 취소했다.

영화 관람객 수, 놀이공원 입장객 수, 프로야구 관중 수, 박물관·미술관 방문객 수 등도 감소세라고 기재부는 전했다.

이 밖에 열차 이용률과 항공기 탑승율도 눈에 띄게 둔화했고 음식점 카드 사용액, 외식업계 평균매출액도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병환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메르스가 추가로 확산되지 않을 경우 경제적 영향도 제한적일 것으로 보이나 장기화하거나 심리가 과도하게 위축될 경우 소비 등 전체적인 흐름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우려가 있다"며 "메르스 조기 종식에 총력을 기울이는 한편 과도한 불안심리를 차단하고 위축되는 일부 업종에 대한 맞춤형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종=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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