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매각, 두가지 선택지 사이서 고민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SK이노베이션이 알짜 자회사인 SK루브리컨츠를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에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동안 SK루브리컨츠 기업공개(IPO)를 추진해 온 SK이노베이션은 조만간 IPO와 매각 중 하나를 결정,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SK이노베이션은 11일 "MBK로부터 보유 중인 SK루브리컨츠 지분 일부 매각 제안을 받고 검토하고 있다"며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다양한 방안 중 하나"라고 말했다.
SK루브리컨츠는 2009년 SK에너지의 윤활유 사업부문을 분할해 설립됐다. 지난해 국제유가 급락으로 정유업계가 고전을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도 2954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정도로 '효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SK루브리컨츠의 지분 100%를 보유한 SK이노베이션은 당초 기업공개(IPO)를 통해 유동성을 확보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올 하반기 상장을 목표로 지난달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하는 등 SK루브리컨츠 상장 작업을 상당 수준 진행한 상태였다.

하지만 MBK가 IPO보다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하면서 매각도 본격 검토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모기업인 SK이노베이션이 추진하고 있는 재무구조 개선작업의 일환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2312억원의 영업손실을 내고 37년 만에 적자로 돌아서는 등 실적이 부진하자 정철길 사장을 필두로 재무구조 개선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이 SK루브리컨츠를 MBK에 매각하더라도 지분 전체를 넘겨주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양측이 별도의 회사를 설립하고 지분율 만큼 자금을 투입, 일정 시점이 지난 후에는 SK이노베이션이 MBK에 넘긴 지분을 되사오는 구조가 될 것으로 보고있다.

SK이노베이션은 IPO와 매각이라는 두 가지 선택지 중에 아직 확정된 건 없다는 입장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어느 것을 선택할지 현재까지 결정된 것은 없다"며 "IPO 작업도 병행해 예정대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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