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왕성상 기자] 충남도 및 서산시공무원들이 업체로부터 기준에 맞지 않은 향응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12일 충남도감사위원회가 내놓은 ‘제보사항 조사결과’에 따르면 충남도 직원 2명과 서산시 공무원 3명은 지난 3월25일 현대오일뱅크, 롯데케미컬, 엘지화학, 삼성토탈 등 기업체 직원 4명 등과 함께 서산지역 관련사업 간담회를 갖고 부근 식당으로 옮겼다.

당초 이 사업은 충남도와 서산시, 기업체 등이 의견이 맞지 않아 난항을 겪었지만 당일 이들은 사업주체와 업체 선정을 주민으로 하는 등의 최종합의를 이뤄냈다.

이후 공무원 및 업체 관계자들은 “회의 자리에서 못다 한 얘기를 하자”며 서산시의 한 식당으로 가서 저녁식사를 함께 했다.

문제는 이 상황이 현행법 등 관련규정에 맞지 않는다는 점이다. 지방공무원법 등에 따르면 1인당 3만원 이내 식사비는 통상관례에 따라 금품으로 보지 않는다고 돼있으나 지도·계약·민원 등의 부서에서 일하는 공무원들은 이에 해당되지 않는다.

공무원들은 출장 중 외부사람들과의 식사 때 비용은 본인이 내야한다고 돼있다. 그럼에도 해당공무원들은 20만원 상당의 저녁식사를 했다. 1인당 2만2000원 상당의 향응을 받은 셈이다. 게다가 충남도 직원 2명은 저녁식사를 한 뒤 한 업체로부터 자동차 대리운전비 4만5000원을 받은 사실도 드러났다.

충남도 직원 2명은 충남도 감사위원회가 조사가 들어가자 대리운전비를 준 업체 직원에게 이를 되돌려준 것으로 밝혀졌다.

따라서 충남도 직원들의 경우 1인당 4만4500원, 서산시공무원들은 1인당 2만2000원의 금품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충남도감사위원회 관계자는 “충남도 직원 2명이 대리운전비를 돌려줬고 1인당 저녁식사비가 크진 않으나 행위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며 “대리운전비는 조사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묻힐 번한 사안”이었다고 말했다.

5명의 공무원들은 훈계조치를 받았으며 충남도감사위는 해당 부서장에게 청렴교육 등을 하도록 지시했다.

한편 충남도 감사위원회는 올 연말까지 주요 보조금 집행관리실태에 대해 특정감사를 한다. 감사는 전국적으로 보조금부정수급사례가 생겨 이뤄지는 것으로 ▲교통(비수익노선 보조금) ▲환경(생활폐기물 위탁사업비) ▲복지(어린이집 운영비) ▲지역경제(기업유치보조금) 등 4개 분야가 대상이다.

충남도감사위는 이달 사전자료조사로 감사목표를 선정, 분야별 감사반을 편성해 다음 달부터 감사에 들어간다. 특히 보조금관리체계에 대한 상시 모니터링체계를 갖추고 감사결과에 대한 언론보도로 보조금집행에 관한 공직자와 도민들의 경각심도 높일 계획이다.

충남도감사위원회 관계자는 “이번 감사를 통해 부정수급을 하지 못하게 하고 보조금관리 전반에 대한 제도개선으로 적법성, 투명성을 꾀할 것”이라며 “불신에 쌓여있는 보조금에 대한 도민들의 수혜체감도를 높여 도정신뢰도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왕성상 기자 wss404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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