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인지가 S-OIL챔피언스 우승 직후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했다. 사진=KLPGA투어

대회 역사상 첫 2연패, 다승 공동선두(3승), 상금랭킹 1위 도약.

'덤보' 전인지(21ㆍ하이트진로)의 화려한 반격이다. 14일 제주 엘리시안골프장(파72ㆍ6625야드)에서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S-OIL챔피언스인비테이셔널(총상금 6억원) 최종 3라운드에서 버디만 3개를 잡아내는 무결점 플레이로 짜릿한 역전우승(8언더파 208타)을 일궈냈다. 시즌 3승째이자 통산 7승째, 우승상금이 1억2000만원이다.

지난주 휴식을 취하느라 이정민(23ㆍ비씨카드)이 롯데칸타타에서 3승 고지를 선점하는 모습을 지켜본 시점이다. 이정민이 다승과 상금, 대상 포인트까지 싹쓸이해 이 대회에 등판하는 각오가 남달랐다. 타이틀방어에 성공하면서 3승 챔프에 합류했고, 상금(5억3399만원)과 대상 포인트(219점)에서는 곧바로 선두를 탈환했다는 게 더욱 의미있는 이유다.

1타 차 공동 2위로 출발해 1~3번홀의 3연속버디로 일찌감치 역전 드라마를 예고했다. 제주 특유의 강풍을 감안한 안전한 코스공략으로 나머지 15개 홀에서 파 행진을 거듭하며 뒷문을 걸어 잠갔다는 게 돋보였다. 결과적으로 17번홀(파4)이 승부처가 됐다. 김보경(29)은 불과 1m 파 퍼트를 놓치며 '3퍼트 보기'를 범해 공동 2위(7언더파 209타)로 물러섰다.

"18번홀 퍼팅을 마칠 때까지 우승을 확신할 수 없을 만큼 플레이에 집중했다"는 전인지는 "타이틀방어의 기쁨을 꼭 느껴보고 싶었는데 목표를 이뤘다"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두번째 메이저 KPMG 출전을 포기한 보람이 있다"고 환호했다. LPGA투어 진출에 대해서는 "아직은 퀄리파잉(Q)스쿨 등 구체적인 계획은 없고, US여자오픈 등 나머지 메이저에 출전하면서 기회를 노리겠다"고 했다.

김보경은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연장전으로 갈 수 있는 버디 퍼팅이 홀을 스쳐 아쉬움을 더했다. 선두로 출발한 허윤경(25)은 11번홀(파5)과 14번홀(파4)에서 연거푸 2개의 보기를 범하며 1언더파에 그쳐 시즌 첫 승 달성에 실패했다. 공동 2위다. 김지희(21ㆍ비씨카드)와 김해림(26), 장수연(21) 등이 공동 4위(4언더파 212타)를 차지했다. 2승 챔프 고진영(20)은 공동 22위(3오버파 219타)에 머물렀다.


제주=노우래 기자 golfm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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