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앞에서 고개 숙인 송병훈 삼성서울병원장

[아시아경제 온라인이슈팀] 박근혜 대통령이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와 관련해 송재훈 삼성서울병원을 질책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정부에 대한 비판 여론이 또 한번 들끓고 있다.

박 대통령은 17일 오후 메르스 대응상황 점검을 위해 충북 오송에 있는 국립보건연구원을 방문했다. 청와대는 박 대통령의 오송 방문에 맞춰 송 원장을 호출했고 두 사람은 이 자리에서 약 5분간 대화를 나눴다.

박 대통령은 송 원장에게 "이제 메르스 확산이 꺾이려면 전체 환자의 반이 나오고 있는 삼성서울병원이 어떻게 안정이 되느냐가 관건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삼성서울병원의 모든 감염과 관련된 내용이 아주 투명하게 전부 공개가 되고 그래서 의료진 중에서 모르는 사이에 뭔가 접촉이 있었다든지 그런 가능성이 있는 경우에는 전부 좀 알려져서 모를 때 더 불안하거든요"라며 "그래야 더 확실하게 대처를 하니까 그런 거는 전부 좀 투명하게 공개가 됐으면 하고 또 환자가 많다 보니까 아무래도 환경이 오염된 부분이 남아 있을 수 있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더 확실하게 방역이 되도록 해 주시기 바란다"고 전했다.

박 대통령은 또 "삼성서울병원에서의 문제가 확실하게 여기서 차단이 되면 종식으로 가는 데 큰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을 한다. 적극적으로 좀 더 협조를 해서 힘써 주시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이에 송 원장은 "메르스 사태 때문에 대통령님과 국민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쳐 드렸다. 너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저희가 보건당국과 긴밀히 협조해서 최대한 노력을 다 해서 하루빨리 끝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에 박 대통령은 "하여튼 투명하게 공개해서 빨리 알리면, 모르면 대책이 안 나오거든요. 그러니까 빨리 잘 알리고, 종식으로 들어가도록 책임지고 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접견을 마친 뒤 자리를 뜨려다가 다시 송 원장에게 다가가 "보수적으로 이렇게 하실 필요가 있다. 잘해 주시기 바란다"며 재차 주문했다. 이에 송 원장은 "그러겠다"며 재차 고개를 숙였고 허리를 직각으로 꺾는 모습까지 보였다.

삼성서울병원이 메르스 사태의 2차 진원지가 된 것을 두고 박 대통령이 송 원장을 질책하는 모습을 보이자 온라인에서는 이를 두고 '유체이탈 화법'이 또 시작됐다며 실망스럽다는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한 네티즌은 "세월호 참사 때도 대국민 사과는 커녕 스스로를 심판자 위치에 올려놓으며 남탓하기 바빴는데 1년이 지난 지금까지 변한 게 하나도 없다"고 지적했다.

주요 포털사이트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메르스 사태 대응 잘하라면서 뻔한 얘기하려고 오송까지 불러낸 건 뭔가", "현장지휘 모습 사진 찍으려고 간거냐", "최고 책임자는 대통령인데 유체이탈 화법에 이제는 실망을 넘어 포기 수준으로 간다", "국민에겐 언제 고개를 숙이고 사과할거냐"는 등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온라인이슈팀 issu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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