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현이 한국여자오픈 최종일 4번홀에서 아이언 샷을 하고 있다. 사진=KLPGA 제공

[아시아경제 노우래 기자] "기사회생."

박성현(22)이 천신만고 끝에 생애 첫 우승을 일궈냈다. 21일 인천 청라 베어즈베스트골프장(파72ㆍ6635야드)에서 막을 내린 '내셔널타이틀' 한국여자오픈(총상금 7억원)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2개와 보기 4개, 트리플보기 1개로 5타를 까먹었지만 다행히 2타 차 우승(1오버파 289타)을 완성했다. 우승상금이 2억원이다. '3승 챔프' 이정민(23)은 2위(3오버파 291타)에서 입맛을 다셨다.

5타 차 선두로 출발했지만 막판 6개 홀에서 무려 6오버파를 치는 난조로 순식간에 박빙의 승부가 연출됐다. 버디 2개와 보기 2개를 맞바꾸며 순항하던 14번홀(파5) 트리플보기가 걸림돌이 됐다. 티 샷이 워터해저드로 날아간데 이어 네번째 샷이 그린사이드 벙커에, 그것도 '에그프라이'가 되면서 가시밭길을 걸었다. 16, 17번홀에서 연거푸 보기, 결국 이정민과 1타 차로 격차가 좁혀졌다.

박성현에게는 더욱이 2주 전 롯데칸타타여자오픈 최종일 마지막 18번홀에서 불과 1m 버디 퍼팅을 놓쳐 이정민에게 연장전을 허용한 뒤 역전패를 당한 아픔이 있다. 이날은 그러나 이정민의 세번째 샷이 홀에서 멀어진 뒤 곧바로 버디퍼팅을 홀에 바짝 붙여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2주 만에 설욕전을 완성한 셈이다.

2012년 프로로 전향한 뒤 이듬해 2부 투어 격인 드림투어 1승, 3부 투어격인 점프투어 3승을 앞세워 지난해 정규투어에 데뷔한 특급루키다. 무엇보다 260야드 이상을 때리는 파워 드라이브 샷이 위력적이다. 10번홀(파5ㆍ535야드)에서는 실제 19도 하이브리드 샷으로 그린 근처까지 공을 보내는 장타력을 과시했다.

이정민은 5, 6번홀 연속버디로 다시 한 번 역전 드라마를 꿈꿨지만 9번홀(파4)에서 벙커 탈출에 실패하며 더블보기를 범해 치명타를 얻어맞았고, 18번홀(파4)에서는 그린을 놓쳐 마지막 기회를 날렸다. 양수진(24)과 안신애(25)가 공동 3위(4오버파 292타), 모처럼 국내 무대에서 타이틀 방어에 도전했던 김효주(20)는 공동 9위(7오버파 295타)에서 대회를 마쳤다.


노우래 기자 golfman@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